"예상한 최악보다 더 심각"…겨울에도 얼지 않는 남극 바다 얼음

뉴질랜드 과학자 "남극 바다에 떠 있는 해빙 양 극적으로 감소"
"신속하고 즉각적인 온실가스 감축 필요"

겨울철 남극의 해빙 양이 지난 198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질랜드 복수 매체에 따르면 뉴질랜드 과학자들이 28일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열린 뉴질랜드-호주 남극 과학 회의에서 “남극 바다에 떠 있는 해빙 양이 너무 극적으로 감소해 기존 예상했던 최악의 상황보다 더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현재 해빙 양은 지난 1980년 이후 어느 때와 비교해도 20% 정도 적은 수치다.

호주 태즈메이니아 대학 테사 밴스 교수는 “지구 과학자로서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라며 “극복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뉴질랜드 빅토리아 대학 기후 과학자 팀 나이시 교수는 “남극 해빙이 그간의 겨울철에 관찰된 수준까지 형성되지 않았다”며 “예상할 수 있는 통계 범위 밖으로 완전히 벗어난 비이상적 수치”라고 표현했다.


그간의 기록에서 본 적 없는 수치일 뿐 아니라 예상한 최악을 넘어선 상황이다. 그는 “역대 기록을 바탕으로 보았을 때 해빙의 수준이 이 정도일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앞으로의 상황도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통계학자들의 말을 차용해 “이 정도로 예상을 벗어나는 일은 70억분의 1의 경우다. 올겨울 해빙의 양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보다 로또에 당첨될 확률이 더 높다”고 했다.

악순환의 고리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뉴질랜드 지질 핵 과학 연구소(GNS)의 리처드 레비 박사는 “해빙은 태양 광선을 반사해 지구를 냉각시켜주는 역할을 한다”며 “지구가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중요한 방어막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구 표면이 얼음이나 눈 등 흰색으로 덮여있으면 태양 광선이 우주로 반사된다는 주장이다. 그는 “때문에 해빙이 사라진다면 지구는 더 많은 열을 흡수해 점점 뜨거워지고 빙상들까지 녹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학자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중요한 해결책으로 봤다. 나이시 교수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심도 있고 신속하고 즉각적인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빙이 적어진 것뿐만 아니라 최근 전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극한 기후가 덮치고 있다. 미국은 남서부에서 기록적 폭염이, 북동부에서는 폭우가 쏟아졌고 유럽에선 역대 최고 기온을 뛰어넘을 강력한 폭염이 이어졌다. 인도는 수일간 이어진 몬순(우기) 폭우로 홍수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난화의 영향으로 이상 기후가 더 극단적이고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기후 변화로 인한 ‘재앙적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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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