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명 사상' 오송 지하차도 참사…검찰, 충북경찰청·충북도청 등 압수수색

▲ 24일 검찰이 충북경찰청에서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부실대응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이 24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 원인 규명을 위해 관련 기관 압수수색에 나섰다.

24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검찰 수사본부(본부장 배용원 청주지검장)는 충북경찰청·흥덕경찰서·충북도청·청주시청·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충북소방본부 등 10여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지난 21일 흥덕서 소속 경찰관 6명을 초동 대처 부실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검찰은 지하차도 침수 당시 경찰과 충북도·청주시 공무원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신속하게 재난 상황에 대처하지 않았고, 상황 전파 등을 해태했는지 등 여부를 확인하고자 상황실 녹취록, CCTV 영상 기록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오전 9시부터 진행된 압수수색은 오후 6시 이후까지 9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늦은 오후까지 관련 자료 등 증거 확보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25일 추가 압수수색에 나설 계획이다.

검찰은 충북도(자연재난과·도로관리사업소), 청주시(안전정책과·하천과), 흥덕구청(건설과), 충북경찰청(112 상황실·경비과·치안시스템 관제센터)에 검사, 수사관 40여명을 투입해 장시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또 업무 담당자를 불러 문답 조사를 하거나 증거 인멸에 대비해 디지털포렌식 장비를 동원, 컴퓨터 등 전자기기에 저장된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 수사에 필요한 기초 조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압수한 자료를 분석하는 대로 관련 공무원 소환 등 본격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하차도 침수 사고 직전 미호강 홍수경보에도 차량 진입 통제 등 초동 조치가 없었던 점 △관계 기관이 침수 상황 전파에 늑장 대처한 점 △지하차도 배수펌프가 작동하지 않은 점 △임시 제방 부실 설계·시공 여부 등 참사 원인으로 지목된 의혹을 들여다본다. 수사 결과에 따라 관련 공무원과 공사 업체 관계자는 직무 유기,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치단체장 등의 중대재해처벌법(중대시민재해) 적용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대시민재해란 제조물, 공중이용시설, 공중교통수단의 설계·제조·설치 등 관리상의 결함으로 발생한 재해를 말한다. 사망자 1명 이상 또는 동일한 사고로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한 재해가 이에 속한다. 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앞서 이번 지하차도 침수 사고 관련 감찰을 진행하던 국무조정실(국조실)은 경찰 6명의 범죄 혐의가 있다며 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충북도청 2명, 도로관리사업소 3명, 행복청 전·현직 7명 등 12명도 직무 유기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편, 지난 15일 오전 8시45분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인근 청주~오송 철골 가교 공사 현장 45m 구간에서 제방 둑이 터져 강물이 지하차도로 흘러들었다. 지하차도 내부에 순식간에 물이 차면서 당시 도로를 지나던 차량 16대가 물에 잠겼다. 침수로 인한 사망자는 14명, 부상자는 10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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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