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집속탄 논란…백악관 "포탄공백 채우기" 두둔, 의회 찬반대립

의원들, "우크라 반격의 게임 체인저"·"도덕적 우위 상실" 맞서

▲ 백악관서 기자회견 하는 커비 美 NSC 조정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9일(현지시간) 다수 국가가 민간인 피해 우려로 사용을 금지한 살상무기인 집속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적극 방어하고 나섰다.

그러나 의회에선 찬반 입장이 엇갈렸고,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친정'인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ABC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부족한 155mm 포탄 생산량을 확대하려고 하지만 생산에 시간이 걸린다면서 그런 "공백을 채우기 위해"(bridge the gap) 집속탄을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왜 미국이 민간인 피해 우려에도 집속탄을 금지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민간인 피해 우려를 매우 유념하고 있다"면서도 "집속탄은 전장에서 유용한 역량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는 집속탄을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 있는 러시아군 진지를 공격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면서 이런 공격보다는 러시아군의 집속탄, 드론, 미사일, 정면 공격으로 더 많은 민간인이 죽었고 계속 죽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정당과 상관없이 찬반 입장이 대립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은 CNN 인터뷰에서 집속탄이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콜 위원장은 이전부터 집속탄 지원을 주장해왔다.


그는 "러시아는 지금 아무 제지 없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요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군을 상대로 사용하게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인 상원 외교위의 크리스 쿤스 의원도 CBS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반격에 성공하려면 포탄을 계속 지원받아야 한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어려운 결정을 했고 나는 그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소속인 바버라 리 하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민간인 피해 우려를 제기하면서 "집속탄은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선을 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20개국이 집속탄 사용, 제조, 보유, 이전을 금지하는 유엔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에 서명한 사실을 언급하고서 집속탄을 지원하면 "우리의 도덕적 우위를 상실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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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