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하자"며 준 주스 마시고 '스르륵'…女직원들 성추행·촬영 당해

▲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신이 일하는 병원의 20대 여성 직원들에게 수면제 일종인 '졸피뎀'을 먹여 성추행하고 몰래 촬영까지 한 40대 행정원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1-1형사부(신종오 부장판사)는 6일 강제추행 상해와 성폭력범죄 처벌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A씨(49)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아동·장애인 시설에 5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충북 음성에 있는 한 병원 행정원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지난해 1월 간호조무사 2명(20대)에게 졸피뎀을 먹인 뒤 성추행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졸피뎀은 불면증의 단기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 취침 직전에 투여한다. 약물의존성과 오남용 위험으로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지정돼 의사 처방이 있어야 한다.

조사 결과 A씨는 피해자들을 회식을 빌미로 꾀어내 병원 VIP실에서 졸피뎀 섞은 오렌지 주스를 먹여 의식을 잃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범행은 한 피해자의 남자친구에 의해 발각됐다. 피해자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피해자의 신체까지 몰래 촬영한 A씨는 그동안 병원에서 12차례에 걸쳐 여성들의 신체 부위를 불법 촬영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범행이 치밀하고 죄질이 불량하다"며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에 검찰은 형량이 낮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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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