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2023년 국제유가 전망 공개 "현재 80달러 수준→100달러 넘어설 것"…중국 리오프닝, 산유국 감산 등 유가 자극…"수급 균형 깨지면 내년엔 심각한 부족사태"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올해 세계 원유 수요가 공급량을 넘어서며 국제유가 시세가 치솟을 것"이라며 "현재 약 8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재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유가 급등 시나리오를 내놨다.
올해 분기별 국제 유가는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기준 1분기 배럴당 90달러, 2분기 95달러, 3분기 100달러, 4분기 105달러 등으로 점차 높아질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예상했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각 기관의 유가 전망치인 배럴당 최저 80달러~최고 95달러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이날 현재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4월물 시세는 배럴당 79.94달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배럴당 120달러 이상으로 뛰었던 브렌트유 시세는 지난해 9월부터 꺾이기 시작해 최근 두 달여간 70~80달러대를 오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시세는 배럴당 73.47달러, 두바이유 현물의 경우 78.1달러 선으로 비슷하다. 골드만삭스 전망대로라면 올 하반기 국제유가가 현 시세 대비 25% 안팎 오른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가 꼽은 유가 급등 전망 배경은 중국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 폐기에 따른 수요 증가,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와 중동 산유국 감산에 따른 공급 감소 등 크게 두 가지다.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리오프닝(코로나 이후 경제활동 재개)으로 하루 100만~200만 배럴의 수요가 추가돼 유가가 배럴당 15달러 상승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봤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부문 대표는 "중국이 아직 리오프닝 과정에 있어 석유 수급이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오는 5월이면 공급이 달려 유가가 자극을 받을 것"이라며 "올 연말 중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할 경우 공급량은 현저히 부족해 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방국들의 러시아산 원유 수출 제재, 세계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의 감산 등으로 공급량이 줄어드는 것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커리 대표는 "OPEC+를 비롯한 산유국들이 원유 공급량을 늘리지 않을 경우 예비 생산 능력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3년간 생산시설 투자 등이 막혀 있었던 만큼 내년엔 원유 부족 사태가 심각해 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가 뛰면 이제 막 꺾이기 시작한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다시 자극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 중 대표적 매파로 꼽히는 레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전 세계 물가가 자극을 받을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 방향이 완전히 꺾이지 않는다면 시장 기대와 달리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시기가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 때 리터당 2000원을 돌파했다가 현재 리터당 1500원선까지 떨어진 국내 휘발유 가격이 다시 들썩일 가능성도 높다. 국내 주요 관계 기관들은 올해 국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700~180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