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된 아파텔…'15억→8억' 반토막에도 "관심 없어요"

아파트에 비해 규제가 덜해 인기가 높았던 아파텔이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다. 아파텔은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쳐 만든 합성어다. 주로 전용 60~85㎡의 주거용 오피스텔을 말한다. 금리가 급등하고 아파트 가격 하락과 함께 아파트에 대한 규제까지 대거 풀리면서 아파텔을 찾는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9억→6억원대로 낮췄지만 문의 '뚝'…"수요 살아나기 어려워"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킨텍스 꿈에 그린' 오피스텔 전용 84㎡는 2021년 9억9000만원(43층)까지 거래됐으나 지금은 6억3000만원대에 매물이 나와있다. 지난해 5월 직전 거래가(8억8000만원·12층) 보다 2억5000만원이 낮은 금액이다. 이 오피스텔은 2019년 매매가가 4억원대였으나 1년 만에 8억원대로 급등해 당시 인근 아파트보다 몸값이 높았다.


경기도 하남시 학암동 '위례지웰푸르지오' 오피스텔 전용 84㎡도 8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같은 면적이 2021년 8월 15억2000만원(17층)에 거래된 적이 있다. 지난해 5월 12억5000만원(22층)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8억원대 급매물도 안 팔리고 있다.

2020년 입주 당시 웃돈이 5억원 이상 붙어 주목을 받았던 경기 수원시 영통구 화동 '포레나광교' 오피스텔 전용 84㎡는 8억원 후반대에 매물이 있다. 한 때 호가가 15억원이 넘었으나 지금은 8억원대에도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

아파텔이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아파트 보다 대출 등 규제가 덜해 아파트 대신 아파텔이라도 사자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아파텔은 오피스텔로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70%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은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고 최근에는 대출 등 규제 마저 풀려 가격과 입지 경쟁력이 월등히 뛰어나지 않으면 굳이 아파텔을 선택할 요인이 사라졌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체 오피스텔 거래는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 면적이 클수록 거래량 감소폭이 컸다. 85㎡초과는 534건으로 전년 대비 78%가 급감했고, 60㎡초과~85㎡이하도 4514건으로 54%가 줄었다. 반면 20㎡이하 초소형은 오히려 12% 늘었다.

가격 역시 면적이 클수록 전년 대비 하락폭이 컸다. 60㎡초과~85㎡이하의 매매 가격 변동률은 2021년 6.73%를 보였으나 지난해는 -0.41%를 기록해 2013년(-0.26%) 이후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아파트값이 급등할 때 그 반사이익으로 아파텔의 몸값도 뛰었다"면서 "투자수요·실수요 모두 몰렸으나 지금은 예전에 비해 시세차익 기대감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여 팀장은 "아파트와 동일하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 받고 중대형 면적은 초기 자본금도 상당히 필요하기 때문에 투자 수요 등이 예전보다 현저하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아파트값이 폭등하면서 그 수요가 아파텔로 이동한건데 지금은 아파트 가격이 단기간에 빠르게 빠지고 있다"면서 "아파트값이 이전처럼 폭등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수요가 살아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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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