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방역 완화를 발표한 건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7일이다. 이후 약 4억명에서 최대 8억 명까지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정부가 확진자 수를 공개하지 않는 데다 중국 최대 연휴인 춘제(1월 21~27일)까지 임박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국경 방역을 강화했다. 박기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확진자 수가 적고, 집단 면역까지 걸리는 시기가 짧은 게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인데,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시기까지 길어질 경우 비관론에 힘이 실린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4.4%로 전망한 국제통화기금(IMF)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1일 CBS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앞으로 몇 달간 힘들 것이다. 지역과 세계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도 부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을 두고 로이터는 “IMF가 향후 중국과 세계 경제 성장률을 전망치보다 하향 조정할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세계은행(WB)은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한 지난달 20일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5%에서 4.3%로 끌어내렸다. WB의 판단을 뒷받침하듯 비슷한 시기에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뒤에도) 중국의 소비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첫 과정은 느리고, 변수가 많을 것(피치)”, “중국 노동자가 대거 확진되기 시작하면 글로벌 공급망이 다시 교란돼 인플레이션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로이터)”는 보도가 쏟아졌다.
중국의 코로나19 폭증은 ‘양날의 칼’이다. 코로나19가 이른 시일 내 폭증하더라도 일단 집단 면역을 회복하고 나면 ‘리오프닝’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 당장 글로벌 공급망에 구멍이 생겨 세계 경제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인플레이션 측면에선 코로나19폭증시 물가 상승세를 식힐 수 있지만, 반대로 일상을 회복하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
올해 글로벌 경제의 최대 변수가 중국이란 데는 대부분이 동의한다. 문제는 시기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은 “냉정하게 경제적 득실만 따졌을 때 중국발 코로나19 타격은 단기에 그치고, '위드 코로나' 선언은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를 부양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중국이 자국에서 만든 백신만 고집하는 데다 지역 의료 시스템이 허술한 상황에서 충격을 얼마나 빨리,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감당해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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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