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파업 5일째…컨테이너 마비, 주유소·공장 중단 속출

전국 459개 현장 중 259곳 레미콘 타설 중단
전국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 평시 대비 33%
경찰, 화물연대 파업 관련 총 8건·12명 수사
첫 협상 나섰지만 결렬…업무개시명령 심의
민주노총 "업무개시명령은 법적 근거 없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 파업이 5일째 이어진 28일 전국 곳곳에서 물류 차질이 빚어지면서 산업계의 피해 호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차량 출고는 멈췄고, 철강업체들의 '가동 중단' 위기도 거론된다. 시멘트 출하량 감소로 멈춰서는 건설현장, '휘발유 품절' 안내문을 내붙인 주유소도 있다.

비조합 차량을 가로막고 욕설한 화물연대 노조원 2명이 입건되는 등 불법 행위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기도 했다.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화물연대와 정부는 파업 이후 첫 협상에 나섰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경우 노정 갈등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28일 국토교통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전국 459개 건설 현장 중 56.4%에 해당하는 259곳에서 레미콘 타설 작업이 중단됐다. 시멘트 출고량은 평소의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토부는 오는 29일부터 레미콘 생산이 전국적으로 중단돼 대부분의 건설 현장 공사가 중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제천·단양지역 시멘트 업체들은 경찰 호위를 받으며 시멘트 육송 출하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전국 항만의 컨테이너 장치율은 62.4%, 반출입량은 평시 대비 33% 수준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생산 공장에는 재고가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광양제철소를 중심으로 물류난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는 지난 24일부터 일반 직원을 투입해 직접 완성된 신차를 공장 밖으로 빼내 고객에게 인도하는 '로드탁송'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물류 사업을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에서도 로드탁송 인력을 고용해 별도로 출고 작업을 지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타이어업체가 화물연대 파업으로 출하하지 못한 타이어는 이날 하루 15만5000여개로 추산된다. 파업에 대비해 미리 비축해둔 재고가 있지만 비축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타이어 특성상 파업 시작 후 8~10일 정도면 소진될 것으로 본다.


파업이 이어지면서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보복 행위 의심 신고도 접수되고 있다. 경찰은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총 8건, 12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북 포항에서는 화물연대 노조원 2명이 지난 25일 포항시 남구 대송면 대송 IC 인근 도로에서 비조합원 운송차량을 가로막고 욕설을 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부산에서는 지난 27일 오후 11시49분 운행 중이던 화물차량 유리창에 계란이 투척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에는 운행 중이던 차량 2대에 쇠구슬로 추정되는 물체가 날아와 앞 유리가 파손됐다는 신고도 있었다.

경남 진해경찰서는 지난 25일 창원시 진해구 신항로 도로에서 운행 중이던 화물차량에 날계란을 운전석으로 던진 피의자를 추적 중인데, 경찰은 파업 불참에 따른 보복 차원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전남 광양경찰서는 화물연대 조합원 추정 남성 3명이 지난 25일 화물차 기사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