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아웃렛 구조자 "20~30초 만에 검은 연기..앞 안 보여"

대전소방서 "하역장에 종이상자·옷 등 가연성 물질 많아"
소방당국, 원

▲ 실종자, 결국… 대전 유성구 용산동 한 아웃렛 화재 현장에서 26일 숨진 채 발견된 실종자 한 명의 시신이 운반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대전 유성구 대형 아웃렛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가 난 것은 유독가스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일단 지하 1층에 쌓여 있던 종이상자와 옷 등 가연성 물질이 급격히 연소하면서 발생한 다량의 유독가스가 3만3000㎡ 정도의 지하 공간에 빠르게 퍼지면서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오전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에서 불이 나 직원 7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오전 7시45분에 시작된 불은 7시간여 만인 오후 3시2분쯤 진화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수색을 통해 8명을 구조했지만 50분 만에 발견된 1명을 제외한 7명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생존자는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승한 대전 유성소방서 현장대응2단장은 “아웃렛 특성상 하역장에 많은 옷이 쌓여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옷이 기름 성분인 만큼 하역장에서 시작된 화재가 급격하게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이어 “모든 출구에서 연기가 발생했을 정도로 유독가스도 많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직원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하역장에서 일하다 탈출한 30대 남성 최모씨도 “20~30초 만에 검은 연기가 가득 찼다. 앞을 볼 수 없어 바닥을 보고 비상계단으로 탈출했다”며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유독가스가 가득한 지하는 수색 작업에 능숙한 소방관들도 어려움을 호소할 정도다. 일반인들이 1분 넘게 연기를 들이마시면 정신을 잃는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한 소방관은 “연기가 자욱한 지하에서 소방관들도 장비가 없으면 버티기 힘들 것”이라며 “만약 일반인들이 다량의 유독가스에 노출됐다면 사실상 대피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프링클러는 초기 화재 진화용이어서 지하에서 화재가 급속도로 확대됐다면 진화도 힘들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브리핑에서도 사망자 사인이 대부분 질식사라는 소견이 나오기도 했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일반인들이 1분 정도 유독가스를 마시면 정신을 잃게 되고 그 이후 계속 숨을 쉬면서 유독가스에 질식돼 목숨을 잃을 수 있다”며 “긴박한 화재 현장에서도 대피할 방법 등을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치는 참사가 발생한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은 3개월 전 소방안전 점검에서 화재 감지·피난 설비 등에 문제를 지적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아울렛은 지난 6월 진행한 소방점검에서 화재경보기 경종과 피난 유도등 교체 등 24건을 지적받았다. 현대아울렛 측은 지적된 사항을 모두 개선하고 그 결과를 유성소방서에 전달했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27일 오전 10시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가스안전공사, 전기안전공사 등과 함께 합동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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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