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기업은행장, 75억대 ‘셀프대출’ 관련 사과 및 대책 마련

윤종원은행장 “깊은 반성과 뼈를 깎는 노력으로 신뢰 얻는 은행으로 거듭날 것”
해당 직원 형사고발‧대출금 전액 회수 진행… 재발방지를 위한 내부통제체계 강화

▲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지난 7월 27일 열린 전국 영업점장 회의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행장 윤종원)은 3일 75억대 ‘직원의 친인척 관련 부동산 대출’과 관련한 조치 사항과 재발방지 대책 등을 밝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윤종원 은행장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은행장으로서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이번 사안의 관련인 엄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개선, 규정 보완 등을 강력하게 주문했다”고 전했다.

기업은행은 관련 조사를 토대로 해당 직원을 가장 높은 단계인 ‘징계면직’ 처리했으며, 사기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과 대출금의 전액 회수를 진행 중이다.

관리 책임이 있었던 지점장 등 관련자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통해 책임을 엄중히 물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유사사례를 조사하여 적발될 경우 예외 없이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도 꼼꼼히 살펴 강화한다. 직원과 배우자의 친인척에 대한 대출 취급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내부 규정과 전산 시스템을 마련하고, 모든 대출에 대해 직원의 친인척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해상충행위 방지와 청렴의식 제고를 위한 교육도 강화할 예정이다. 유사 사안이 재발할 경우 취급 직원은 물론 관리 책임이 있는 직원에 대해서도 무관용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는 방침이 전달될 것이라고 은행 측은 전했다.

한편 지난 1일 윤두현 미래통합당 의원실은 기업은행으로터 제출 받은 ‘대출 취급의 적정성 조사관련’ 자료를 인용해 경기도 화성 소재 영업점에서 근무했던 A차장이 지난 2016년 3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법인 등을 통해 총 29건, 76억원을 셀프 대출한 사실을 공개했다.

A차장은 자신의 아내와 모친 등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에 부동산 담보대출을 실행했다. A차장은 가족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 5곳에서 26건(73억3000만원)의 대출을 받았고, 개인사업자인 가족을 통해 3건(2억4000만원)을 대출했다.

A차장은 대출받은 76억원으로 경기도 일대의 아파트, 오피스텔, 연립주택을 대거 매입했다. 아파트의 경우 경기 화성에 위치한 아파트 14건을 포함해 총 18건, 오피스텔은 경기 화성에 위치한 오피스텔 8건을 포함해 총 9건, 연립주택은 경기 부천에 위치한 2건이었다. A차장이 주택을 매입한 시기는 부동산 상승기였던 만큼 평가 차익만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A차장은 담보가 확실하고 사업자 대표이사의 신용상의 문제가 없을 경우 5억 이하의 대출은 전결하는 내부 규정을 악용해 이런 셀프대출을 실행했다. 문제가 알려진 후 IBK기업은행은 A차장과 해당 지점장을 면직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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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