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사상 첫 4회 연속 인상..물가전망 24년만에 최고

한국은행, 기준금리 2.25%→2.50% 인상
치솟는 물가, 원·달러 환율에 인상기조 유지
올해 물가 전망 5.2%..1998년 이후 최고
무역수지 적자 심화..이달 들어 100억달러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네 차례 연속 인상했다. 국내 경기 하방위험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물가가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원·달러 환율도 치솟고 있는 만큼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이번주 13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기준금리 2.25%→2.50%…4회 연속 인상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연 2.25%인 기준금리를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사상 첫 4회 연속 인상이라는 이례적인 행보에 나선 것은 물가 급등세를 빨리 잡아야 할 필요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당분간 25bp(1bp=0.01%포인트)씩 인상하겠다는 것이 기조"라며 앞으로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기존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예고)도 아직 유효하다고 확인했다.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격이 오면 원칙적으로 고려할 수 있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연말 기준금리를 2.75∼3.00% 수준으로 보는 시장의 기대에 대해서도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 5.2%…24년 만에 최고

한은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5월 전망치(4.5%)보다 0.7%포인트 올린 5.2%로 제시했다. 이는 1998년(9.0%)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만약 한은 전망대로 올해 물가가 5%대로 상승하면 이 역시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한은은 8월에는 국제유가가 다소 하락한 만큼 7월에 비해 물가상승세가 주춤하고, 9~10월에는 폭우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과 추석 연휴 영향으로 다시 6%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하반기 평균 5.9%의 상승률을 기록한 뒤 내년 상반기 4.6%, 하반기 2.9%로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별 물가가 3% 아래로 떨어지는 시점은 내년 중반 이후로 봤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7%에서 2.6%로 낮췄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에 따른 유럽 성장률 1∼2%포인트 하락 가능성,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 등에 따른 중국 경제 불확실성을 주요 경제 하방 요인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이후 우리나라의 성장 흐름도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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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