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전 의원은 이날 대구 수성구 매호동 아트센터달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북콘서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처음부터 끝까지 공정과 상식에 기반해서 일을 처리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진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윤리위가 의혹만 가지고 중징계를 내렸다”며 “이게 조폭들이 하는 일과 뭐가 다르냐”라고 비난했다.
유 전 의원은 “핵심이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이었는데 윤리위가 조사조차 안 한 것”이라며 “조사를 할 수가 없었다. 경찰 수사도 안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만약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윤리위 결정이 얼마나 우스운 거냐. 윤리위와 윤핵관들은 엄청난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엄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 전 의원은 “이 대표를 비호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면서 “만약 불법 행위를 했으면 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하고, 앞으로 정치를 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은 대법원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도 윤핵관이라 설치고 다니고, 또 누구는 두 달째 경찰 조사를 불응하고 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한 데 대해선 “모든 걸 원점에서 재검토해서 원인을 분석하고 해법을 마련하는 노력이 권력의 핵심부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지난 6ㆍ1 지방선거 경기지사 경선에서 ‘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김은혜 후보에게 패한 뒤 정치적 발언을 아껴왔지만 이날은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 세력을 겨눈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유 전 의원은 최근 출간한 저서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쳐라』 북콘서트에서도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현 정부는 자칫 잘못하면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는 시점에 시작했다”며 “물가 상승을 잡는 것은 굉장히 어렵지만 국민들은 ‘문제를 잘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하고 뽑아준 것이기 때문에 전 정부만 탓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쳐라』는 유 전 의원이 2017년 바른정당 대선 후보, 2022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등을 거치면서 대한민국이 잘 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경제ㆍ복지 정책 구상 등을 담아낸 책이다.
유 전 의원은 2015년 7월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 시절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등의 발언으로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각을 세우다 친박계 등으로부터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혀 정치적 고초를 겪었다.
그는 “헌법 제1조 제1항을 지키고 싶었기에 새누리당 의원총회의 뜻을 받들어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다”며 “당시 회의장에 제 발로 걸어가는 것인데 도살장에 끌려가는 기분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대표직을 사퇴하고 7년 동안 힘들고 괴로웠다”면서도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에 따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보수층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듣는 데 대해 “사실 다른 거 아무것도 없고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이다”라며 “저는 스스로 정통보수라고 생각하며 남들이 뭐라 하든 대구·경북에서 부끄럽지 않게 정치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으로 경제정책을 연구하다 2000년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정치인이 되니까 치아가 빠질 정도로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지만 (경제학자보다) 보람이 더 큰 것 같다”며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힘을 잘 쓰면서 좋고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에 이어 대구ㆍ부산에서 북콘서트를 잇달아 열고 있는 유 전 의원은 향후 정치활동 재개 여부에 대해 “지금은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서 선거를 치르고 싶다는 생각을 안하고 있지만 제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깊고 길게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대구는 물론 경기도, 부산 등에서 약 300명의 지지자가 몰려들었다. 상당수가 20·30대 청년층이었다. 오후 4시부터 시작한 북콘서트는 2시간 정도 계속됐고 좌석이 모자라 계단과 바닥에 앉는 참석자도 많았다. 한편 서울 북콘서트 때와는 달리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전·현직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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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