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기문란 발언에 경찰 술렁..김창룡 "직 연연 안 해"

"업무 소홀히 하지 않겠다"..경찰국 신설 대응에 '구심점 흔들려'

▲ 김창룡 경찰청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퇴근하는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국기문란'이라며 질타하면서 김창룡 경찰청장의 사퇴설까지 나오며 경찰이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그러나 김 청장은 "직에 연연해 업무를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축했다.

김 청장은 23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 퇴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직에 연연해 청장이 해야 할 역할 업무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퇴론에 대해)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직에 연연해 청장이 해야 할 업무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서한문(16일 경찰 내부망 게재)에도 밝혔고 그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국기문란' 발언에 대해서는 “앞서 경찰청 인사부서에서 설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날 정부의 치안감 인사가 약 2시간만에 번복됐다는 논란에 대해 "대통령실과 행안부, 경찰 간 크로스체크가 안 된 것"이라며 "세 기관이 삼각 확인을 해 맞췄어야 했는데 그게 잘 안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안부 파견 치안정책관이 (최종 확정안이 아닌) 치안감 인사 명단을 보내줬고 그것을 내부망에 올렸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인사 명단이었다"며 사실상 행안부에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에게 보고도 않고 (인사안이) 유출되고 인사 번복처럼 기사가 나가는 자체는 중대한 국기문란이며 인사권자는 대통령"이라고 질타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경찰이 행정안전부로 보낸 자체 추천 인사를 보냈는데, 경찰이 그것을 그냥 보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덧붙이며 경찰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국기문란’ 발언이 임기를 한 달 남긴 김 청장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행정안전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가 31년만에 (가칭)경찰국 신설을 권고한 것에 대한 경찰의 대응에도 균열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경찰 내부에서는 김 청장을 구심점으로 대응해 나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청장 밑에 포진한 수뇌부가 사실상 각개전투를 하며 자기정치만 하고 있다"는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 청장이 주재한 지휘부가 저마다 자기 목소리를 내다보니 청장 중심으로 결집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며 "실제로 정부 눈치를 보느라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간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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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