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러 가스공급 줄자 다시 석탄 땐다

▲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급격히 줄이면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 각국이 석탄화력발전소 재가동에 들어갔다. 2016년 3월 3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전기·가스업체 가운데 한 곳인 RWE의 독일 니더라우셈 석탄화력발전소 냉각탑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로이터뉴스1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자 유럽 각국이 다시 석탄 화력발전으로 돌아서고 있다.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이 중단했던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옌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같은 석탄화력발전 재개 움직임을 경고하고 나섰다.

■ 석탄 사용 재개
20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환경·에너지 장관 로브 예텐은 이날 법을 개정해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능력의 최대 35%는 가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오스트리아도 전날 석탄화력발전소 비상가동을 재개한다고 선언했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은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천연가스 공급부족에 대응한 선제조처가 없다면 다가오는 겨울철 에너지 공급이 매우 팍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은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제재를 이유로 천연가스 공급을 급격히 줄이면서 에너지 수급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주 발트해를 거쳐 독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노르드스트림1 가스관 공급을 60% 감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가스관 압력을 높이는 장비를 캐나다가 수출하지 못하도록 통제해 설비가동을 감축할 수밖에 없다는 핑계를 댔지만 서방의 제재에 대한 노골적인 압박이다.

러시아는 다른 가스관을 통한 부족분 공급을 거부했다.

아직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이탈리아를 비롯한 다른 EU 회원국들도 독일처럼 석탄화력발전소 재가동에 나설 전망이다.

현재 EU 회원국들은 에너지 부족으로 심각한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다.

유럽 가스 가격은 지난 1주일 동안 50% 넘게 폭등했다.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됐던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는 주요 생산설비 화재로 가동이 최소 석달은 중단될 전망이어서 지금 당장은 도움이 못되고 있다.

■ EU, 비상대응 가동
폰데어 라이옌 EU 집행위원장은 EU 각 회원국들이 현재 에너지 절약, 가스 공급 우선 순위 산업 선별 등 비상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특히 독일의 에너지 절약 노력이 EU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응수단이라며 추켜세웠다.

그는 EU의 가스소비가 1·4분기에 이미 전년동기비 9% 줄었다면서 각 가정이 집안 난방기구의 온도 설정을 2℃ 낮추면 가스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U집행위원장은 반면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의 석탄화력발전 재개 움직임을 강하게 경계했다.

그는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통해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기후위기를 악화시킬 석탄화력발전 재개는 답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폰데어 라이옌은 회원국들이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번 위기를 전진의 기회로 삼아야 하며 더러운 화석연료로 되돌아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폰데어 라이옌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전에도 EU 가스 수요의 최대 40%를 책임졌던 노르웨이와 아제르바이잔이 가스 생산 확대에 나섰다면서 성급히 석탄화력발전소 재가동에 나서지 말고 조금만 더 기다리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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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