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매 폭탄' 코스피 2400선 붕괴.. 코스닥도 연저점

종가 기준 2400선 붕괴 19개월 만
삼성전자 5만8100원.. 52주 신저가
연일 하락세 '코인 겨울' 우려 커져
"최소 3년 기다려야 본전" 예상도

▲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 2391.03이 표시돼 있다. 코스피가 2400 아래로 내려온 건 1년7개월 만이다.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코스피지수 2400선이 붕괴됐다. 2500선이 무너진 지 불과 6일 만이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보유 주식 금액) 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9.90포인트(2.04%) 내린 2391.03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400 아래로 내려온 건 2020년 11월 4일 이후 약 19개월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3.60% 내린 769.92로 마감하며 연저점 행진을 이어갔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5만8100원으로 마감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도 1292.40원으로 올라 다시 1300원 선을 위협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떠난 영향이 컸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6638억원, 156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 비율은 지난 17일 기준 30.85%까지 떨어졌다. 국내 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권에 놓였던 2009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 외국인의 시총 비중은 40%에 육박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 비중도 6년1개월 만에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갔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5200억원으로 지난해의 60% 수준에 그쳤으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던 2020년(12조2000억원)보다 적었다.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이를 갚지 못해 강제 처분되는 반대매매 규모도 대폭 늘었다. 지난 15일 반대매매 규모는 315억6000만원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17일 기준 월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202억800만원으로 5개월 만에 200억원을 돌파했다.

가격이 연일 하락하는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에서는 ‘코인 겨울’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업비트에서 전날 대비 1.99% 내린 2613만원에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사상 최고인 8270만원을 기록한 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달에만 41% 급락해 현재 가격은 고점일 때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과거 경험을 보면 지난해 상승장에서 암호화폐를 산 이들은 향후 수년간 막대한 평가 손실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비트코인도 주식처럼 부침을 반복하고 있는데, 바닥을 찍은 뒤 가격을 회복하기까지 기간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2009년 11월 첫 폭락 때는 0.0013달러로 반 토막 난 뒤 전 고점에 이르기까지 2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2011년 24달러에서 2달러로 폭락했을 때는 침체기가 1년8개월로 대폭 늘어났다. 2013년 12월 1042달러에서 216달러까지 폭락했을 때 ‘코인 겨울’은 3년4개월간 지속했다.

국내 투자자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는 마지막 코인 겨울은 2017년 말부터 약 3년간이다.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 폐쇄론’을 거론하자 대부분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했고 2020년 12월에서야 팬데믹발 양적완화에 힘입어 고점 회복에 성공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된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비트코인을 산 투자자들은 최소 3년을 기다려야 본전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빗썸 리서치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 시기를 일러도 2024년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암호화폐 업계는 루나 사태를 계기로 사업성이 불확실한 ‘잡코인’에 대한 구조조정 논의를 하고 있다. 코인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종목이 버틸 수 있을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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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