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서초 자택~용산 집무실 '8분'.. 일부 교차로선 '대기 지연'

'한달간 7km 차량 통근' 첫날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로 첫 출근을 한 11일 아침 큰 출근길 교통 혼잡은 빚어지지 않았다. 다만 경찰이 ‘무정차 통과’를 위해 교통 신호를 조작하면서 일부 교차로에서는 차량 대기가 길어지기도 했다.

이날 윤 대통령 자택인 주상복합 아크로비스타 앞은 오전 7시 30분경부터 경호 인력과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경찰 30여 명과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이 각각 회의를 하는 한편 ‘싸이카’(순찰 오토바이) 10여 대가 행렬을 이뤄 인근에 도착하는 등 부산한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은 관저로 사용할 용산구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 리모델링이 끝날 때까지, 이날부터 약 한 달간 자택에서 용산구 집무실까지 7km가량을 차량으로 출퇴근한다.


○ 서초 자택∼용산 집무실까지 ‘8분’


이날 윤 대통령은 오전 8시 21분경 자택 앞으로 나왔다. 부인 김건희 여사가 반려견들과 함께 대통령을 배웅했다. 이 무렵 아크로비스타 앞에는 통제선이 설치됐다. 진입하려던 택배 차량도 통제됐다. 윤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은 오전 8시 23분경 출발했다.

경찰은 대통령이 탄 차량이 멈추지 않도록 이동에 맞춰 교차로 신호를 파란색으로 바꿨다. 대통령 차량은 테러 위험 등에 대비해 이동 중 정차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경찰은 서울성모병원 사거리 등 일부 교차로에서 대통령 차량 진행 방향으로 우회전하는 차량을 통제해 일반 차량이 행렬에 끼어드는 것을 막았다. 다만 반포대교 등에서는 대통령 차량과 일반 차량이 나란히 이동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반포대교를 건너 서빙고로 방향으로 좌회전한 대통령 차량은 오전 8시 31분경 집무실 출입구인 용산 미군기지 13번 게이트에 도착했다. 외부 도로 이동만 계산하면 8분가량 소요된 것. 스마트폰 지도 애플리케이션에 따르면 평소 일반 차량의 같은 경로 이동에는 15∼20분가량 걸린다. 이날 대통령 차량이 출발하고 5분 후 같은 경로를 주행했을 때는 약 18분이 걸렸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자는 경호처 방침에 따라 최소한의 교통통제만 했다”며 “신호 개방으로 인해 (각 교차로에서) 일반 시민들의 신호대기가 길어진 건 20∼30초가량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 “평소보다 오래 걸려” 시민 불만도

그러나 대통령 출근길이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사거리 등 상습 정체 구간을 지나는 까닭에 일부 운전자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서초구 주민 A 씨는 이날 “아침에 차로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사평대로를 지나 돌아왔는데, 평소 10분이면 되던 길이 30분이나 걸렸다”면서 “유난히 도로 정체가 심했던 건 대통령의 차량 출근 탓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인터넷 서초구 맘카페에도 ‘유난히 차가 밀렸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날 대통령 자택 인근 교차로에서 교통정리 봉사를 하던 택시기사 김영산 씨(62)는 “아크로비스타에서 반포대교에 이르는 길은 평소에도 여러 방면에서 합류하는 차량이 많아 아주 복잡하다”며 “대통령의 출근이 교통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교통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근 동선과 신호 관리 방법 등을 바꿔 가며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이날은 대통령이 반포대교로 한강을 건넜지만 한남대교와 동작대교 등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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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