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어 LG전자도 "러시아 선적 중단"..2조 매출 흔들

▲ 지난 12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이르핀에서 러시아 군의 포격을 받아 파괴된 다리를 피란민들이 건너고 있다. /AFP=뉴스1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러시아에 모든 제품의 선적을 중단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제재 동참 여론을 의식한 조치다.

20일 LG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LG전자는 러시아로 향하는 모든 출하를 중단하고 상황이 전개되는 과정을 주시하기로 했다. LG전자는 "모든 사람의 건강과 안전을 깊이 우려하고 있고 인도적 구호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이달 5일 러시아행 선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양사 모두 전격적인 러시아 시장 판매중단을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국제적인 러시아 제재 여론에 부응하는 수준의 입장을 취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스타벅스, 코카콜라, 나이키 등 소비재 기업뿐 아니라 애플, GM, 페이팔, 페덱스, 보잉, 테슬라 등 에너지·IT·금융·물류·항공·자동차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러시아 보이콧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적인 제재 여론이 거세지만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섣불리 보이콧에 동참했다가 오랜 시간 거액을 투자해 쌓은 러시아 시장 주도권을 중국 등 친러시아 기업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적극적인 보이콧 동참보다는 선적·출하 중단이라는 우회로를 선택하는 배경이다.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 및 주변 국가 매출은 2조33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7%를 차지했다.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러시아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위를 다투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시장점유율은 30%로 2위 애플(15%)을 크게 앞질렀다. 러시아 시장에 10년 동안 공들여온 현대차그룹 역시 지난해 현대차(10.3%·3위)와 기아(12.3%·2위) 점유율을 합치면 러시아 현지 업체 아브토바즈(22.3%·1위)를 근소하게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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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