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방역 빗장까지 풀릴까···"오미크론 정점 예측 어렵다" 경고도

진단키트 양성 김부겸 총리, 거리두기 완화 시사
방역 당국 "종합적 의견 수렴중, 발표 시점도 미정"

정부가 이르면 다음 주 오미크론 대유행이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은 가운데, 방역 당국이 이달 첫날부터 적용한 ‘방역패스 폐지’에 이어 조만간 ‘거리두기 완화’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마지막 방역 빗장까지 풀릴 수 있다는 예상에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오미크론 정점 시기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데 섣부른 판단으로 정점 규모를 더 키울 수 있다”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3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언제까지 외면할 수만은 없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강하게 시사했다.


김 총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지금 반대하고 있지만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몇 달째 방치하는 꼴이라 뭔가 조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부분은 위중증 환자, 사망자 숫자를 줄이는 쪽으로 다 대응을 바꾸면서 왜 거리두기만큼은 계속 과거 방식을 고집하느냐는 항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자가진단키트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와 유전자증폭(PCR) 검사에 들어간 김 총리는 총리공관에서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부는 이르면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사적모임 8명·영업시간 11시 제한’ 등의 완화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검토중인 사안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재차 강조하며 신중한 모습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거리두기 조정과 관련해 “방역·의료 분과위원회, 일상회복지원위원회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부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사결정은 그 이후에 이뤄지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안내할 부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손 반장은 이어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표 시점도 미정”이라며 “내일(4일) 원래대로 오전 11시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이 진행되지만, 거리두기 조정 내용이 포함될지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날 열린 방역의료분과위원회 회의에서는 현재 ‘사적모임 6명·영업시간 10시’로 제한돼 있는 거리두기를 ‘8명·11시’로 일부 완화하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선 잇단 방역 완화가 정점 규모를 더 키울 것이란 우려도 있다. 당국은 지난달 28일 유행 정점을 최대 35만명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PCR검사 기준으로 실제 감염 환자는 더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처럼 무증상 감염자도 많은데다 오미크론 유행의 정점 시기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부른 방역 완화가 화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9만8803명 발생해 누적 확진자 수는 369만1488명으로 늘었다. 전날(21만9241명)보다는 2만438명 감소했으나 20만명에 육박하면서 확산세가 지속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4명 증가한 766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역대 최다 기록인 128명이 발생해 누적 사망자는 8394명으로 늘었다. 국내 누적 치명률은 0.2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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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