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급등 직격탄···부담 커진 산업계 전전긍긍

코로나19에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속
원자재 수입까지 악재···수익성 위축
물가 상승에 소비심리마저 악화될 듯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는 와중에 설 연휴 전후로 고유가와 고환율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고유가와 고환율이 겹쳐질 경우 국내 기업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날 서울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744원으로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29일 1730원보다 14원 올랐다. 지난해 2월 3일 1548원에 비해서는 1년 만에 196원이나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판매가격도 리터당 1463원에서 1671원으로 208원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초 정점(서울 1885원, 전국 1807원)을 기록한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로 다소 안정되는 듯 보였으나 설 연휴 전후로 다시 가파르게 오르는 모습이다.

국제 유가는 더욱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 2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가 88.26달러, 지난달 31일 브렌트유 91.21달러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2월 초 둘 모두 5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음을 감안하면 60~80% 이상 급등한 것이다.


환율 역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5.1원 상승한 1202.8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7월 1203.2원을 기록한 이후 1년 6개월 만에 1200원을 돌파한 것이다.

환율은 27~28일에 이어 3일 3거래일 연속 1200원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7월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희망이 사라졌을 때 수준으로 달러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고유가·고환율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탓으로 분석된다. 우선 미국의 긴축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글로벌 경제를 흔들고 있다.

지난달 25~2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동결(0.00~0.25%)했으나 이르면 3월부터 금리 인상에 돌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걷잡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탓이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도 유가와 환율 강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군의 동유럽 추가 배치를 공식 승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대기 명령을 받은 미군 병력은 폴란드와 루마니아, 남동 지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국가에 배치될 예정이다.

문제는 고유가·고환율이 코로나19에 지친 국내 기업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고유가는 기업의 원자재 수입 부담을 늘려 수익성을 위축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달러 강세는 통상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의 소재로 작용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수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 이에 기업 입장에서는 오히려 원자재를 수입하는 데 따른 원가 부담이 늘어나기 십상이다.

국내 기업 관계자는 "현재와 같이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한 상황 속에서 환율이 상승하고 유가가 급등한다면 산업권 전체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환율 급등에 국내 소비자물가도 동반해 오른다면 국내 소비심리가 위축돼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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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