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준석의 싸움, 끝이 안 보인다.. '파국'의 그림자

김종인 '선대위 인적 쇄신'도 변수로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 주도권 싸움이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선거대책위 직책을 던지고 나간 이 대표가 연일 장외에서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윤 후보가 그간의 침묵을 깨고 공개적으로 경고음을 울렸다.

당 소속 의원들의 성토까지 분출하며 이 대표는 전방위적으로 포위된 형국이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인적 쇄신' 카드로 중재에 나설지 주목된다.

윤석열, 이준석 겨냥 "제3자적 평론가 돼선 곤란"


윤 후보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누구든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돼선 곤란하다"고 작심한 듯 말했다. 김 총괄선대위원장도 "선거에 도움을 주겠다는 분들이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과연 선거에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판단해달라"며 윤 후보를 거들었다. 두 사람은 대상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상임선대위원장 사퇴 후 연일 언론 인터뷰 등으로 선대위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이어온 이 대표를 향해 '자중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됐다.

이 대표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삼가온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의 발언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이 대표의 최근 행보가 위험 수위를 넘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후보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 이 대표가 '내부 총질'로 후보에게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김 총괄위원장도 "당대표는 선거를 승리로 이끌 막중한 책임이 있다"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알 것"이라며 뼈 있는 말을 했다.


당내 초선 모임에서도 '당대표 거취' 거론


당내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비토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3선 김태흠 의원은 성명을 통해 “제발 가벼운 언행을 버리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달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날 소집된 초선의원 총회도 이 대표에 대한 성토장이었다. 한 참석자는 "이 대표 거취 문제까지 거론됐다"며 "이 대표에게 면담을 신청해 모든 의견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 옹호론도 나온다. 3선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죽이면 후보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당내 기류에 심각한 우려를 전한다"며 "(이 대표를 지지하는) 청년층 이탈을 부추길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은 김태흠 의원 성명에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를 선출한 국민과 당원을 모욕하지 말라"고 맞대응했다.

'김종인표 인적 쇄신'으로 출구 찾을까


이 대표는 여전히 강경하다. 그는 윤 후보의 '평론가' 발언이 나오자마자 공개 반박에 나섰다. "당대표가 당을 위해 하는 제언이 '평론' 취급을 받을 정도면 언로가 막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맞섰다. 자신은 대안을 담은 ‘제언’을 하고 있다며 "그게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이 '김건희씨 의혹 보도' 대응을 두고 충돌했을 당시, 윤 후보가 "그게 바로 민주주의"라며 조 최고위원의 하극상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그대로 되갚으며 비꼰 것이다.

윤 후보 측도 '제2의 울산 회동'과 같은 타협은 없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이 대표에게 원칙 없이 끌려다니는 인상을 주면 돌아오는 표보다 잃는 표가 더 많을 것"이라며 " 지금은 이 대표가 먼저 사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 대 강' 대치 속 현행 선대위 '6본부장 체제'의 개편 여부가 당 내홍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총괄위원장이 선대위 인적 쇄신 구상을 지도부에 전달했다"며 "6본부장 일괄 사퇴도 거론된다"고 전했다. 성사된다면 선대위 전면 개편을 요구해온 이 대표의 복귀 명분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에 대해 윤 후보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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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