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와 함께 움직이는 듯한 표현
金 "제가 가면 '尹이 시켜서 고발' 나와
이동재 양심선언 땐 키워도 좋을 듯"
배후 의심 검찰 지목 발언은 없어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을 언론에 제보한 조성은씨가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지난해 4월 통화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엔 김 의원이 “초안을 아마 저희가 일단 만들어서 보내드릴게요”라고 말하는 등 누군가와 함께 움직이는 것을 암시하는 듯한 내용이 담겨 사실일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다만, 고발 사주 의혹의 배후로 의심받는 검찰을 직접 지목한 발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최근 법무부 인증업체를 통해 복원했다고 한 김 의원과의 통화 내용 녹취록을 19일 일부 언론에 공개했다. 김 의원과 조씨가 지난해 4월3일 오전 10시3분부터 7분58초간, 오후 4시24분부터 9분39초간 통화한 내용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의원은 “고발장을 음,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남부(지검) 아니면 조금 위험하대요” 등 마치 제3자의 말을 전달하듯 조씨와 통화했다. 또 “(고발장) 초안을 아마 저희가 일단 만들어서 보내드릴게요”라는 등 누군가와 함께 행동하는 것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김 의원은 오후 통화에서 고발처를 대검찰청으로 바꾸면서 고발장 제출처를 구체적으로 알려주기도 했다. 김 의원은 “방문할 거면 공공범죄수사부 쪽이니까 옛날 공안부장 있죠? 그 사람을 방문하는 걸로 하면 될 것 같습니다”라면서 본인 이름이 드러나선 안 된다고 조씨에게 당부했다.
그는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거예요”라며 “차라리 그거하고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가야죠. (중략) 고발장 관련해가지고 저는 쏙 빠져야 되는데”라고 했다.
‘검언유착’ 의혹으로 기소됐던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언급한 부분도 있다. 김 의원은 “아마 이동재가 양심선언하면 바로 이걸 키워서 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라고 했는데, 양심선언의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오진 않았다.
녹취록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시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한 의심을 받는 검찰을 배후로 지목한 발언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관여 여부는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규명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