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찌검' 벨기에 대사 부인, 한국 떠났다

피터 레스쿠이에 대사 부부, 9일 벨기에로 출국

▲ 지난 4월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옷가게에서 주한 벨기에 대사의 부인인 쑤에치우 시앙(왼쪽)씨가 직원에게 손찌검을 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MBC 방송화면 캡처
폭행 사건으로 두차례 구설수에 올랐던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의 중국계 부인 쑤에치우 시앙씨가 남편과 함께 본국으로 돌아갔다. 애초 레스쿠이에 대사는 내달 이임할 예정이었다.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레스쿠이에 대사 부부는 9일 벨기에로 출국했다. 시앙씨가 두번째 폭행 사건에 연루된 지 나흘만이다.

앞서 시앙씨는 지난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독서당 공원에서 용산구청 소속 환경 미화원과 시비가 붙어 몸싸움을 벌이다 서로 폭행했다.


당시 청소 중 빗자루가 시앙씨 몸에 닿은 것이 다툼으로 이어졌고, 화가 난 둘은 고성을 주고 받다 서로 밀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출동한 경찰에 두 사람은 모두 상대에 대한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다고 전해졌다.

시앙씨는 지난 4월에도 용산구의 한 옷가게에서 직원 2명을 상대로 뒤통수를 치고 뺨을 때려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용산경찰서는 지난달 23일 ‘공소권 없음’(불송치)으로 종결했다며 “종결 사유는 벨기에 대사 측의 면책특권 행사와 피해자들의 처벌 불원서 제출”이라고 설명했었다.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르면 외교관과 그 가족은 주재국의 형사처벌 절차로부터 면제받으며, 반의사 불벌죄인 일반 폭행은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


실제로 옷가게 점원인 피해자들은 지난 5월14일 ‘면책특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벨기에 대사 측의 의사가 경찰에 전해진 뒤 “(대사 부인으로부터) 직접 사과를 받았다”며 처벌 불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앙씨도 지난달 초 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앞서 소피 윌메스 벨기에 외무부 장관은 옷가게 사건 후 레스쿠이에 대사의 임기를 올여름 종료하겠다고 밝혔으나 대사 부인이 다시 폭행에 연루돼 여론이 들끓자 ‘지체 없는 귀환’을 지시했다고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벨기에 정부도 레스쿠이에 대사의 직무 수행이 더는 양국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레스쿠이에 대사는 2018년 7월 신임장을 제정, 임기를 시작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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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