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종' 팬데믹 오나…미국·유럽 등 방역지침 강화 목소리↑

지난주 미국 신규 확진 최소 10% 증가…델타 다수
"코로나19 확산세, 올가을 다시 거세질 수도 있다"
유럽 방역규제 해제 움직임…"엄중한 대가 치를 것"

▲ [사진=야후뉴스 누리집 갈무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전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일각에서는 델타 변종발(發)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지난해에 겪었던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 가속화로 감염 사례가 줄었던 미국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발 신규 확진 증가세에 초긴장 상태다.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존스홉킨스대 자료를 인용해 지난 한 주간 미국의 24개 주(州)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최소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두 배나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미국에서 지배종으로 올라선 영향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3일 기준 2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률이 51.7%에 달했다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미국에서도 지배종이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올해 가을 다시 거세질 거란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로런스 고스틴(Lawrence Gostin) 세계보건기구(WHO) 국가·국제보건법 협력센터장은 "올가을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은 주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 '대폭발(major outbreaks)'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특정 지역에서 실내 마스크 의무화와 거리두기·실내 수용 인원 제한 등 조치가 다시 도입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폴 오핏 CDC 자문위원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미국과 그렇지 않은 미국, 두 개의 미국으로 갈라질 것이다. 코로나19가 지금부터 2~3년 동안 더 퍼질 수 있다는 믿음은 지나친 예측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CNN은 조지타운대 자료를 분석해 미국 남부 8개 주에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현저히 낮은 지역이 존재한다며 해당 지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 방역체계가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앤디 슬라빗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우리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스테로이드(근육 강화제)'를 맞은 2020년판 코로나19로 생각해야 한다. 다행히도 우리는 지난해와 달리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진행되는 것을 막을 도구가 있다. 그건 바로 백신"이라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을 막기 위한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

미국보다 먼저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위험에 직면한 유럽 주요 국가에선 국가 재봉쇄 등 방역지침을 다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WHO는 전날 코로나19 규제 완화를 검토하는 국가들을 겨냥해 "섣부른 일상 복귀로 전 세계가 엄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아직 전 세계는 전례 없는 유행병의 위험한 지점에 서 있다. 그런데도 백신 접종률이 높은 일부 국가들이 코로나19가 종식된 것처럼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데 이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현재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여전히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 비중이 커지고 있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전날 "프랑스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40%가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 4차 유행이 발생할 경우 올여름을 망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의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6월 말 이후 전체의 59%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은 전날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섰고, 대부분 델타 변종 감염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지침 강화 대신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 영국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만명이 넘었는데도 오는 19일로 예정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의무 착용 등의 규제 해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미 지난 6일 남서부 지역의 봉쇄 조치를 해제했고, 9일에는 나이트클럽 등의 재개장을 허용할 예정이다.

한편 일본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 확산세에 앞서 1년이나 연기했던 '2020 도쿄올림픽' 대부분의 경기를 무관중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 저녁 국제올림픽위원회(IOC)·국제패럴림픽위원회·도쿄정부·일본올림픽조직위원회와의 5자 회의 등을 통해 도쿄도(都), 사이타마·가나가와·지바현(縣) 등 일본 수도권 1도·3현에서 예정된 모든 경기의 무관중 개최를 결정했다. 다만 후쿠시마, 미야기, 시즈오카 등 3현에서 열리는 경기에 대해선 경기장 정원의 50% 이내 최대 1만명 관중의 입장을 허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홋카이도는 구체적인 방침을 두고 조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올림픽 경기장 대부분이 도쿄 등 수도권 4개 지역에 집중돼 있어, 사실상 모든 경기가 '무관중'으로 개최된다는 해석이다. 당장 오는 23일 개최되는 올림픽 개회식도 무관중으로 치르게 된다. 다음달 8일 예정된 폐막식도 무관중이다. 도쿄올림픽은 수도권 4개 지역을 비롯한 9개 광역자치단체의 42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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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