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치료 놓치면 안구 적출, 코·턱뼈 절제해야 뇌 전이 막아
12일 NDTV 등 인도 매체들에 따르면 검은 곰팡이증 감염자가 최근 3주 동안 150% 늘면서 현재까지 누적 3만1천216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는 누적 2천109명에 이른다.
마하라슈트라주의 검은 곰팡이증 감염자가 7천507명으로 가장 많고, 구자라트주가 5천418명으로 뒤를 이었다.
인도 서부에 위치한 이들 지역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한 곳이다.
인도의 검은 곰팡이증 누적 감염자는 5월 22일 기준 8천848명, 5월 26일 기준 1만1천717명으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하는 이유는 주요 치료제인 항진균제 '암포테리신-B'의 심각한 부족이 꼽힌다.
보건 당국은 항진균제 물량을 마하라슈트라주와 구자라트주에 더 많이 지원하고, 검은 곰팡이증을 '전염병'에 포함해 이 병에 걸린 환자나 의심 환자를 당국에 신고하도록 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최근 우리는 검은 곰팡이증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며 "이에 대처하기 위한 시스템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앞서 당부했다.
검은 곰팡이증은 일반적으로 희소병으로 분류되지만, 인도가 코로나 환자 급증 사태를 겪으며 감염자가 속출했다.
주로 면역력이 떨어진 당뇨병 환자에서 가끔 발견됐지만, 코로나19 감염자나 음성 판정 후 회복하고 있는 이들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동안 집중적으로 퍼진 것이다.
현지 의학 권위자는 "(인도의) 많은 당뇨병 환자와 무분별한 스테로이드 사용 때문에 검은 곰팡이증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리거나 치료에 욕심을 낸 코로나19 환자들이 스테로이드를 과용하면서 면역력이 심각하게 떨어졌고 이로 인해 곰팡이에 쉽게 감염됐다는 것이다.
이 질병이 검은 곰팡이증으로 불리는 것은 감염된 피부 조직이 괴사해 검게 변한 데에서 비롯됐다.
검은 곰팡이증에 걸리면 코피를 흘리고 눈 부위가 붓거나 피부가 검게 변하고, 시력이 흐려지고,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눈, 코 외에 뇌와 폐 등으로도 전이될 수 있으며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을 경우 치사율은 무려 50%에 이른다.
초기 치료를 놓칠 경우 뇌 전이 등을 막기 위해 안구를 적출하고, 코와 턱뼈 등을 절제해야 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한편, 인도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2월 초 1만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같은 달 중순부터 다시 폭증해 5월 7일 41만4천188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봉쇄조치 등 효과로 폭증세가 꺾이면서 점차 줄어 전날 9만1천702명이 추가돼 누적 2천927만여명, 사망자는 3천403명이 늘어 누적 36만3천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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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