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늘면서 중환자실 병상 포화..12일부터 산티아고 등 다시 봉쇄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1회 이상)이 60%에 달하는 칠레가 백신도 막지 못한 코로나19 확산세 탓에 수도권에 다시 봉쇄령을 내렸다.
칠레 보건부는 오는 12일(현지시간) 오전 5시를 기해 수도 산티아고와 주변 지역이 완전 봉쇄 상태로 돌아간다고 10일 밝혔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800만 명가량의 주민은 다시 자택 격리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전체 인구 1천900만 명 칠레의 11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45만 명, 사망자는 3만여 명이다.
지난 2주간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7% 증가하고 특히 수도권에 확진자가 집중되면서 중환자실 병상 포화도가 98%에 달했다.
칠레는 중남미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다.
영국 옥스퍼드대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칠레 인구의 60%가 코로나19 백신을 1회 이상 맞았고, 46%가 접종을 완료했다.
칠레와 접종률이 비슷한 영국, 캐나다, 미국, 이스라엘 등의 확진자가 확 줄어든 것과 달리 칠레는 백신의 효과가 눈에 보이지 않고 있다.
전날 추가된 확진자 7천716명 중 73%는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보건부는 설명했다. 바꿔 말하면 27%는 1∼2회 접종을 모두 완료하고도 감염된 것이다.
접종 완료 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있다는 점, 그리고 재감염이 더 잘되는 감마(브라질) 변이 바이러스가 널리 퍼졌다는 점, 봉쇄 피로도가 높아졌다는 점, 칠레가 주로 사용한 중국 시노백 백신의 예방효과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칠레 보건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칠레엔 총 2천275만 회분의 백신이 도착했는데 이중 시노백이 1천717만 회분, 화이자 459만 회분, 아스트라제네카 69만 회분, 중국 캔시노가 30만 회분이다.
칠레 당국은 그러나 백신 접종이 아니었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했을 것이라며, 남은 인구에 대한 접종도 서두르고 있다.
전날 칠레 정부는 얀센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으며, 오는 21일부터 12∼17세 청소년에 대해서도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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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