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특별입국 중단에 격리 연장까지..한국 기업들 '한숨'

주재원 교대·단기 출장자 파견 중단에 사업 차질 불가피
온라인 커뮤니티에 '악성' 댓글 난무..주재원 및 가족들 '어려움' 호소
기업들 "우리 정부가 적극 나서줘야"

베트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특별입국이 계속 지연되고 입국 후 격리기간이 4주로 늘어나면서 현지의 한국 기업 및 주재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대한상의 및 현지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총리실이 지난달 중순 이후로 단체 특별 입국 승인을 내주지 않아 여러 기업의 주재원 교대 및 단기 출장자 파견이 거의 중단된 상황이다.

개별적으로 해당 지방성의 승인을 받고 별도로 항공편을 마련해 들어오는 특별입국 절차가 있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고 불확실성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

현지에 진출한 A기업 관계자는 "최근 특별입국이 어려워지면서 프로젝트 현장에서 공기 준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발주 고객의 불만이 늘면서 그동안 호평을 받던 한국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에서 혼자 지내고 있는 주재원을 비롯해 가족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편이 먼저 입국해서 자리 잡으면 뒤따라 들어가려고 했는데 특별입국이 무기한 지연되면서 가족이 오랜기간 떨어져있다는 내용의 사연들이 다수 올라와있다.

이에 부부간 불화를 조장하거나 '새출발'을 해야 한다는 악성 게시글이나 댓글이 올라오는 경우도 자주 있어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한 대기업 주재원은 "안그래도 힘든 상황에서 온라인 커뮤니티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결국 가정이 깨진 사례들도 있다"면서 "근거없는 게시글을 근절하고 유익한 정보를 공유되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부터 설상가상으로 입국 후 격리기간이 4주로 늘어나면서 주재원들의 어려움은 더 커졌다.

아내와 자녀들이 3주간 시설 격리를 마친 뒤 추가로 1주간 자가격리를 소화하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해 가족들의 입국 일정을 무작정 뒤로 미룬 주재원들도 상당수다.

격리 기간 연장에 따른 제반 비용 증가도 기업 뿐 아니라 주재원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은 최근 총리실에 공문을 보내 특별입국 재개 및 격리기간 단축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베트남 당국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또 최근 4차 코로나 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조만간 특별입국 재개와 격리 기간 단축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지방성 공무원들을 상대하면서 겪는 갖은 어려움을 우리 정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기업들을 위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양국간 외교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기여하는 바를 강조해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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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