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상속세 내기 위해 법원에 삼성전자·물산 주식 공탁

"상속세 연부연납 위한 담보제공"
홍라희 여사 등 다른 유족도 지분 공탁

▲ 삼성그룹 총수 일가가 지난 2012년 7월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을 참관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총수 일가가 고(故) 이건희 회장 유산의 상속세를 내기 위해 법원에 삼성전자·삼성물산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공탁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26일 의결권 있는 삼성전자 주식 4202만주(0.7%)를 서울서부지법에 공탁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상속세 연부연납을 위한 납세담보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도 이날 이 부회장이 지난달 26일, 27일, 29일 등 3일간 삼성물산 주식 3267만주(17.49%)를 서울서부지법에 공탁했다고 공시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 주식 711만주(9.20%)도 지난달 26일 법원에 상속세 연부연납을 위한 담보로 제공했다.

삼성가는 지난달 28일 총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5년 간 6회에 걸쳐 분납하는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연부연납을 위해선 과세 당국에 지분 일부를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S 지분을 담보로 제공했다.

홍라희 여사도 삼성전자 지분 2412만주(0.40%)를 공탁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보유한 삼성물산과 삼성SDS 지분을 지난달 26일 법원에 공탁했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물산 지분 2.82%와 삼성SDS 3.90%를, 이서현 이사장은 삼성물산 2.73%와 삼성SDS 3.12%의 주식을 각각 공탁했다.

유족들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금융권에서 대규모 대출도 받았다. 홍라희 여사는 우리은행, 하나은행, 한국증권금융, 메리츠증권 등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약 1조원 가량을 대출받았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물산 지분을 담보로 하나은행과 한국증권금융에서 333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서현 이사장은 하나은행과 한국증권금융, 하나금융투자에서 3400억원을 대출 받았다. 이서현 이사장은 삼성SDS 주식으로도 471억원을 대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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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