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사 임상 중, 1개사 추가로 임상 1상 신청…하반기 임상 3상 진입 기업 등장 전망
기존 허가된 백신과 비교하는 식으로 효능 평가 예정
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아직 임상 3상 시험에 진입하지는 못했으나 '백신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3일 제약업계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사 중에서 현재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 셀리드, 진원생명과학, 제넥신, 유바이오로직스 등 5개 사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는 합성항원 방식의 재조합 백신, 셀리드는 바이러스 전달체(벡터) 백신, 진원생명과학과 제넥신은 DNA 백신으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최근 이노엔이 식약처에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1상 시험을 신청하면서 머지않아 1개 사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물질은 이노엔이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은 것으로,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을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제조해 투여하는 재조합 백신이다.
대부분 임상 1·2상 단계지만 이르면 올해 하반기 임상 3상에 진입하는 기업이 나올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제넥신은 올 2분기 안에 인도네시아에서 2·3상을 시작해 다국가에서 글로벌 3상을 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두 가지 후보물질 중 하나로 3분기에 임상 3상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이미 해외에서 허가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상황에서 임상시험 참여자를 모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대규모 유행이 벌어지는 해외 국가와 비교해 국내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지 않다는 것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정부도 이런 어려움을 살펴 면역대리지표(ICP)나 비(非)열등성 시험(성능이 뒤떨어지지 않음) 등을 도입해 임상에 속도가 붙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뚜렷한' 가이드라인이 빨리 제시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정부에서 임상 3상 시험 규모를 현실화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내놓겠다고 밝힌 만큼 하루빨리 구체화되길 바란다"며 "임상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이런 부분이 해소돼야 개발에 더 속도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국내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평가할 때, 기존에 허가된 코로나19 백신과 비교해 효능이 떨어지지는 않는지를 확인하는 비열등성 시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업계와 조율 중이다.
대개 일반적인 임상은 약과 가짜 약을 비교하기 때문에 아예 백신을 맞지 않은 대조군이 필요하다. 그러나 비열등성 시험으로 효능을 평가하면 기존에 허가된 백신과 비교하면 되므로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이 수월해져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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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