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받을 2억 스웨그백..알고보니 대마초 든 '세금 보따리'

▲ 오스카 선물 가방을 만든 마케팅 업체 디스팅크티브 애셋. [사진 [디스팅크티브 애셋 트위터 캡처]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시상식(오스카)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으면서 연기상 수상자와 후보자, 감독상 수상자 등만 받을 수 있다는 선물 가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포브스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 마케팅 업체 ‘디스팅크티브 애셋’은 오스카 연기상과 감독상 후보자 등 25명에게 주겠다면서 ‘스웨그 백’(사은품 가방)을 마련했다.

사실 스웨그 백은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에서 제공하는 선물이 아니다. 오스카상과 무관한 단체인 디스팅크티브 애셋이 지난 2000년부터 오스카 스타들의 유명세를 활용해 상품을 홍보하기를 원하는 업체 제품을 모아 수상자에게 제공해 왔다.

‘모두가 승자’라고 명명한 이 선물 가방에는 리조트 숙박권, 지방흡입 시술권, 주류와 과자, 카드 게임 등 잡다한 제품이 포함됐다. 내용물은 수억대의 가치를 지녔으며 구성은 해마다 바뀌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에도 이 가방 안에 캘리포니아주에서 합법화된 각종 대마초 성분 제품이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캐럿 금박을 입혔다는 대마 용액 카트리지, 희석한 대마 용액과 멜라토닌을 섞은 수면 유도제, 대마 성분이 들어간 고약 등이다.

포브스는 “최근 몇 년 동안 오스카 선물 가방은 대마초 선물들로 화제가 됐다”며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미국의 배달 서비스 업체 ‘포스트메이트’를 통해 스웨그 백을 오스카 후보자의 자택이나 숙소로 보낸다. 하지만 ‘공짜’라는 이 업체 설명과 달리 선물 가방은 무료가 아니다.

미국 매체가 20만5000달러(약 2억2000여만원) 가치라고 보도한 이 선물 가방에 대해 미국 국세청(IRS)은 연예인 소득으로 분류해 세금을 부과한다. 포브스는 연방세와 캘리포니아 주세 등 5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2억여원 가치로 알려진 이 가방을 받으면 세금 1억원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NYT는 “선물 아이템은 완전히 공짜가 아니고, 오스카 후보자들은 선물 수령을 거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업체가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 연기상과 감독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과 스티븐 연, 리 이아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에게 가방을 전달했는지는 불확실하다.

더구나 윤여정의 경우 대마 제품까지 포함된 마케팅용 선물 가방을 받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는 게 합리적인 관측이다.

앞서 아카데미는 2001년부터 업체 협찬을 받아 선물 가방을 후보자와 시상자에게 나눠주다 미 세무당국 조사를 받고 2006년에 아예 없앴다.

이후 디스팅크티브애셋이 오스카 가방이라고 선전하며 판촉 활동을 펼쳤고, 아카데미 측은 2016년 소송을 내 이 업체가 오스카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을 명시하도록 했다.

특히 소송 당시 아카데미 측은 이 업체가 마리화나용 흡입기와 각종 선정적인 제품을 넣어 오스카 이미지를 손상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디스팅크티브애셋은 올해에도 선물 가방에 부적절한 제품을 넣어 뒷말을 낳았다.

지난해 숨진 할리우드 스타 채드윅 보즈먼을 추모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NFT(대체불가토큰) 작품을 선물 목록에 넣었다.

이에 보즈먼과 그리 닮지 않은 조잡한 이미지이며 고인을 상품화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결국 보즈먼NFT를 만든 작가는 사과문을 내고 다시 작품을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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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