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끼리 만났다…신세계그룹-네이버, '反쿠팡 혈맹' 결성

이마트 1500억·신세계 1000억 총 2500억 규모
쿠팡 대 반쿠팡 진영 간 치열한 전쟁 예고
온·오프라인 플랫폼 통합·물류 시너지 방점

▲ 16일 오전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신세계·이마트 - 네이버 사업제휴합의서 체결식'에서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왼쪽부터), 한성숙 네이버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가 16일 혈맹을 맺었다. 이마트 1500억원, 신세계(신세계인터내셔날) 1000억원 등 총 2500억원 규모로 네이버와의 상호 지분 교환을 확정했다. 양사간 결속과 상호 신뢰를 더욱 강화해 쿠팡에 대항하겠다는 의지다.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 상장으로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본격화하는 시점에 업계 1위 양사의 지분 교환이 이뤄진 만큼 쿠팡 대 반쿠팡 진영 간 치열한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16일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등 양사 주요 관계자가 만나 커머스, 물류, 멤버십, 상생 등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같은 날 오후 각각 이사회를 열고 지분 교환 건을 의결했다. ㈜이마트는 자사주 82만4176주(지분 2.96%)를 네이버㈜ 주식 38만9106주(0.24%)와, ㈜신세계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48만8998주(6.85%)를 네이버㈜ 주식 25만9404주(0.16%)와 맞교환한다. 네이버는 주식 교환이 완료되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에 이어 이마트 3대 주주(2.96%)로 올라서게 된다.

양사는 커머스, 물류 경쟁력 강화, 신기술 기반 신규 서비스 발굴, 중소셀러 성장 등 온∙오프라인 유통 산업 전 분야의 사업 확장으로 쿠팡을 압도한다는 목표다. 이마트와 자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약 19조원으로, 네이버와 이마트를 단순 합산하면 쿠팡(약 22조원)을 능가한다.

아울러 신세계그룹과 네이버의 이용 고객수는 신세계그룹 2000만명, 네이버 5400만명에 이른다. 양사 결합을 통해 45만명에 달하는 판매자수, 즉시·당일·새벽배송이 가능한 전국 물류망, 7300여개의 오프라인 거점 등을 확보해 확고한 경쟁력을 가지게 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이번 지분 교환으로 △온·오프라인 판매 △오프라인 물류 거점화 △라스트마일 배송까지 이커머스 업계 내 완전체 모델을 완성했다. 유통업계 최초 사례다.

온·오프라인 플랫폼 결합을 통해 파괴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오프라인 대형마트 1위 이마트 장보기 역량을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 탑재해 5400만명의 네이버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물류 관련 공동 신규 투자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새벽배송, 당일배송 서비스는 물론, 주문 후 2~3시간 내 도착하는 즉시배송 등 최적의 배송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스토어 '네오' 3곳을 비롯해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전국 7300여 곳의 오프라인 거점을 가지고 있다. ​네이버는 지분 교환과 투자를 통해 CJ대한통운·메쉬코리아 부릉·인성데이타 등 갖춰놓은 4PL 풀필먼트, 이륜차 배송 물류 서비스를 구축했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신세계포인트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통합 혜택도 논의 중이다. 통합 멤버십이 출시되면 네이버 웹툰, 신세계 야구단 등 콘텐츠와 오프라인 유통 부문에서 강력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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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