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까지 겹쳐 고속도로·국도 주차장 방불
40cm 예보에 추가피해 우려..지자체 비상근무 돌입
3·1절 연휴 마지막 날인 1일 강원 영동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면서 도로에 차량 수백 대가 고립되는 등 폭설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동해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전면 통제됐고, 산간 고갯길 곳곳이 폭설에 끊겼다.
폭설에 갇힌 고속도로는 밤늦게까지 주차장을 방불케 했고, 극심한 교통 지·정체 현상에 운전자들은 도로 위에 고립된 채 통행이 재개되기만 기다리고 있다.
특히 고립 차량 가운데 일부가 연료가 떨어져 도로공사 측에서 기름을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춘천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 일부 구간은 이날 오후 10시를 넘어서도 차량 고립이 계속돼 해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영동을 중심으로 2일 오후까지 10∼40cm의 눈이 더 내려 쌓이겠고, 영서도 3∼15cm의 적설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이번 눈은 무거운 '습기 있는 눈'이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폭설에 동해고속도로 일부 구간 통제…차량 고립 속출
폭설에 내린데다 귀경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동해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전면 통제되는 등 눈길로 변한 도로마다 극심한 지·정체 현상이 빚어져 피해가 잇따랐다.
도로 관리당국은 오후 4시 40분부터 동해고속도로 속초 나들목과 북양양 구간의 진입을 전면 통제하고 우회 조치시키고 있다.
현재 동해고속도로 일부 구간은 차량 수백여 대가 폭설에 갇혀 사실상 고립됐다가 제설작업이 이뤄지면서 서서히 고립에서 벗어나고 있다.
도로 관리당국이 고립된 차량을 속초 방면으로 1∼2대씩 통행시키면서 제설작업을 병행하고 있지만, 크고 작은 사고까지 속출해 제설에 어려움을 겪었다.
동해고속도로 삼척방면 노학1교 일대는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과 크고 작은 접촉사고로 차들이 한데 뒤엉켜 오도 가지도 못했다.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양양IC 일대 서면 6터널부터 2터널까지 구간은 접촉사고까지 겹쳐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정모(55)씨는 "속초에 문상을 하러 갔다가 정오께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탔는데 고속도로에 올라서자마자 꽉 막혀 거의 서있다 시피 했다"며 "눈이 워낙 많이 오기도 했지만 차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제설까지 안돼 양양부터 내린천휴게소까지 3∼4시간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1시간 30분 가량이면 충분한 거리를 8시간이 걸려 춘천 집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극심한 정체는 이날 오후 10시를 넘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박모씨는 "오후 5시 43분께부터 현재까지 서양양IC에 진입한뒤 움직임이 없다"며 "3시간째 차가 서 있는데 제설작업이 너무 늦어지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또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 상하행선에서도 눈길에 차량이 서행하는 등 도로와 주요 국도마다 극심한 지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운전자 이모(52·경기 부천)씨는 "3·1절 연휴를 맞아 동해안을 찾았다가 고속도로를 이용한 귀경길에 나섰지만, 미끄러운 언덕길에 차량이 오가지도 못해 마치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며 "제설작업을 하더라도 눈이 계속 내리는 탓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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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