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마지막 희망 'P플랜'마저 물거품 위기

HAAH, 협상 마무리 안 짓고 출국.. 산은도 "추가 지원 어렵다" 난색


쌍용자동차 생존의 문이 좁아지고 있다. 최후의 희망으로 불리는 단기법정관리(P플랜) 카드마저 전망이 어두워졌다. 인수 후보자인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는 협상을 마무리하지 않고 한국을 떠났고,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은 신규 투자 유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추가 자금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대현(사진) 산은 선임부행장은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잠재적 투자자(HAAH오토모티브)와 마힌드라그룹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더 이상 투자유치협의회를 통한 협상 진행은 어렵다”고 밝혔다. 쌍용차와 산은을 포함한 4자 매각 협상 결렬을 공식화한 셈이다.

HAAH오토모티브 측은 P플랜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 채 지난달 31일 출국했으며, 향후 협상 일정도 미정이다. P플랜은 정식 회생절차를 개시하기 전에 미리 회생계획안을 내고 법원 주도로 신속하게 투자 유치와 채무 조정을 진행하는 제도다.

P플랜에는 감자를 통해 현 대주주인 마힌드라의 지분율(현재 75%)을 낮추고 HAAH오토모티브가 2억5000만 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51%)로 올라서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영규 산은 기업금융부문장은 “잠재적 투자자 측이 채권단에 투자 금액에 상응하는 지원을 요청했다”며 “다만 쌍용차의 지속 가능한 회생계획안이 나오면 이에 대한 평가를 거친 뒤 금융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부문장은 HAAH오토모티브의 자금 조달 계획과 관련해서도 “채권단이 증빙을 요구했으나 현재까지 제시되지 않았다”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P플랜이 아예 개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최 부행장은 “만약 쌍용차가 신규 투자 유치에 실패하거나 사업 타당성이 미흡해 P플랜 진행이 불가하면 통상의 회생 절차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쌍용차가 파산할 경우 산은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질문에 안 부문장은 “쌍용차의 부실화 원인은 대주주의 경영 실패에서 기인한 것인데, 왜 산은의 책임인지 오히려 반문하고 싶다”고 답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쌍용차의 차량 생산마저 차질이 빚어졌다. 일부 협력업체들이 미결제 대금 지급 등을 요구하며 부품공급을 중단해 이날 평택공장 조립라인은 가동과 중단을 반복했고 결국 3~5일 조업을 중단키로 했다.


쌍용차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긴급 운영자금만이라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산은 측은 “경영정상화 방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P플랜 개시 이전 금융지원은 결정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