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세단의 정석…PASSAT GT

VOLKSWAGEN PASSAT GT

비즈니스 세단의 정석 
PASSAT GT



파사트 GT가 새 얼굴로 돌아왔다. 수입차 대중화를 외치며 제타를 앞세운 지 두 달 만의 일이다. 나날이 높아져 가는 국산차 가격에 수입차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어가고 노재팬 현상으로 일본 브랜드의 입지도 줄어든 이때,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아진 폭스바겐으로서는 볼륨 확대를 위한 적기일 수 있다. 제타, 파사트 GT, 아테온으로 세단 라인업을 완성한 폭스바겐의 반격이 시작됐다.

차분하고 안정적인 감각의 실내 구성. 비즈니스 세단의 정석과도 같다 


신형 파사트 GT를 얘기하기에 앞서 약간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꼬인 족보를 풀어줄 필요가 있다.

LED 매트릭스 헤드라이트로 상시 상향등, 코너링 라이트가 가능하다. 시스템의 명칭은 'IQ.라이트’ 


파사트는 1973년부터 생산된 폭스바겐의 전륜 기반 중형 세단이다. 유럽 D 세그먼트의 대표 격으로 북미·아시아 시장이 원하는 넉넉한 크기와 저렴한 가격을 주제 삼지 않았다는 얘기다. 폭스바겐은 대중차가 품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품질을 목표로 해왔다.

앞뒤 모두 시퀸셜 타입 방향지시등이 적용됐다 


하지만 그런 폭스바겐이 7세대 파사트에 이르러서는 북미와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NMS(New Midsize Sedan) 모델을 선보였다. 유럽형의 높은 가격이 부담스러운 지역을 위해 라인업을 나누고 보다 공격적인 현지화 전략을 선택한 것.

볼륨감을 더한 혼 커버와 다루기 쉬운 스티어링 휠. 패들시프트도 달렸다 


단단하고 야무진 인상의 정통 세단


시트 패턴에서도 폭스바겐다운 디자인이 묻어난다

국내시장에도 이 모델이 먼저 수입됐다. 다만 예상과 달리 위 전략은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소득 수준과 함께 눈이 한껏 높아진 국내 소비자들에겐 큰 메리트가 아니었던 것이다. 한국에서는 수입차로서의 플러스알파가 필요했다.

신형 파사트 GT는 ‘뉴 젠틀’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배우 조진웅을 내세웠다 


단순히 저렴한 가격과 큰 크기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까다로운 시장이 된 셈이다. 그렇다고 사실상 6세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유럽형을 도입하기에도 애매했다.


결국 8세대 유럽형을 파사트 GT라는 이름으로 국내 시장에 도입해 한시적이나마 북미형 모델과 병행 판매하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짧은 판매 기간으로 인해 큰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트렁크 용량은 586L, 2열을 폴딩하면 1,152L로 늘어난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8세대의 페이스리프트 버전, 신형 파사트 GT가 오늘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됐다. 7세대 모델(북미형)에 비해 크기는 다소 작을지라도 국내 시장에는 더 어울리는, 폭스바겐만의 플러스알파를 지니고 있다.

235/45 R18 규격의 휠 타이어 

신형 파사트 GT는 도로 위 다른 세단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모습이다. 모두가 젊은 분위기를 내려 무게감을 지우고 지붕라인도 쿠페처럼 깎는 것이 요즘 트렌드. 그런 시대에 세단의 정석, 노치백의 표본과도 같은 이미지를 고수한다. 다소 보수적인 접근이지만 그렇기에 파사트 GT만의 플러스알파는 시작된다. 첫인상을 보면 화려함보다는 단단하고 야무진 인상이다.

9.2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와 터치 방식으로 바뀐 공조계 패널. 직관적이고 사용이 쉽다 


내·외관 전반에서 안정감, 균형미가 돋보인다. 사회적 직급이 어느 정도 올라 자신의 이미지에 진중함을 더하고 싶다면 파사트 GT는 매우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정보를 보기 좋게 제공하는 10.25인치 디지털 콕핏 2.0 TDI 


기교로 치장하지 않은 은근한 세련미

2.0 TDI 엔진은 여전히 많은 장점을 가진 동력원이다 

전면에는 그릴과 이어진 헤드램프로 폭스바겐의 대표 이미지를 전하고 측면은 샤프하게 새긴 캐릭터 라인과 하단의 음영으로 차분함을 더했다. 여타 브랜드 같으면 라인을 부풀리거나 잘록하게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선들이지만 파사트 GT는 외관 전반의 안정감을 위해 선과 면을 매만졌다. 후면은 테일램프 그래픽을 변경하고 차명을 로고 아래로 옮겼다. 최신 폭스바겐의 특징이다. 또한 다이내믹 턴 시그널, 즉 순차점등방식 방향지시등을 전후 모두 사용해 최신 감각도 잊지 않았다.

제스처 콘트롤이 가능한 MIB3 

내부도 마찬가지다. 무심한 듯 날카롭게 구획을 정리하고 선과 면의 피니싱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화려한 디자인과 기교로 치장하지 않은 폭스바겐 특유의 은근한 세련미다. 디자인의 생명력과 유효기간이 길어질 수 있는 비결이다. 새로운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은 조작이 용이했고 각종 버튼의 작동감, 공조기 버튼의 터치 역시 어색하거나 불편한 점이 없다.

직관적인 UI 덕분에 시승을 시작하자마자 바로 적응이 가능했다. 다만 센터패시아 상단의 시계 자리는 비상등 버튼과 차명으로 대체되었는데, 예전 그대로 두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공조계 하단에는 무선충전패드가 마련됐다 


다양한 장비로 국내 시장 최적화

파사트의 동력원은 2.0L 디젤 엔진으로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낸다. 합을 맞추는 변속기는 7단 DSG. 비즈니스 세단이라는 캐릭터답게 넘치거나 부족함 없이 균형 잡힌 세팅이다. 스포츠 주행을 위한 모델은 아니기에 해당 영역을 강조할 생각은 없지만 그럼에도 믿음직한 하체와 충분한 힘, 부지런한 변속기가 3박자를 이뤄 고속 영역으로의 진입을 매우 쉽고 안정적으로 이끌어준다. 덕분에 210km/h까지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내세운 운전자 주행보조시스템, ‘트래블 어시스트’의 능력이 허세로이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해당 기능의 완성도 역시 매우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실생활에서의 활용도가 높아 보인다.

210km/h까지 작동 가능한 반자율주행시스템 ‘트래블 어시스트’ 

파사트 GT의 스마트한 기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야간 운행 시 최적의 전방 시야를 제공하는 IQ.라이트와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IB3가 그것이다. IQ.라이트는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를 이용한 라이팅 시스템의 이름으로 상시 상향등 기능과 다이내믹 코너링 라이트 기능을 포함한다. MIB3는 폭스바겐 최초 탑재.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모두 무선 연결 가능한 것이 핵심이다. 실제 오너들의 생활에 가장 유용하게 사용될 기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더불어 센터콘솔에서 스마트폰 무선충전이 가능하고, 1열 열선 및 통풍시트, 2열 열선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파노라믹 선루프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앰비언트 라이트까지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옵션을 빠짐없이 담아 시장 최적화에 힘썼음을 짐작할 수 있다.

프레스티지 트림부터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제공된다 


신형 파사트 GT의 가격은 프리미엄 4,490만원, 프레스티지 4,990만원, 프레스티지 4모션 5,390만원으로 유럽형다운 높은 기본가를 형성했다. 하지만 출시와 동시에 마련된 파이넨셜 서비스 프로그램 및 차량반납 보상 프로그램 등이 구매 접근성을 높인다.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3천만원 후반대부터 4천만원 초중반 수준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더불어 5년 15만 km 보증연장 프로그램도 마련해 유지 보수에 대한 부담도 낮췄다. 이처럼 공격적인 영업으로 국산차와의 간극을 줄이려는 폭스바겐 파사트 GT. 목표로 한 수입차 대중화 전략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형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탑재됐다 


VOLKSWAGEN PASSAT GT

●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세단, 5명 ●길이×너비×높이 4775ⅹ1830ⅹ1460mm ●휠베이스 2786mm ●무게(공차중량) 1603kg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 ●타이어 235/45 R18 ●엔진 형식 직렬 4기통 디젤 터보 ●밸브 구성 DOHC 16밸브 ●배기량 1968cc ●최고출력 190마력/3500~4000rpm ●최대토크 40.8kg·m/1900~3300rpm ●변속기 형식 7단 자동 ●구동계 배치 앞 엔진 앞바퀴굴림 ●연비, 에너지소비효율 14.9km/L(도심 13.4, 고속 17.4), 2등급 ●가격(시승차) 4,9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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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db5a4fa33499762f81664f440fef00_1584493434_0444.jpg글 신종윤 기자 사진 최진호, 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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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