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고 투명하게”…시중은행, AI인사 도입 ‘대세’

국민 이어 하나·우리도 연말 인사 때 AI 알고리즘 기반 적용

신한·기업도 시스템 구축…“전문성 중심 적재적소 배치 기대”

KB국민은행을 필두로 인공지능(AI) 인사 도입 움직임이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채용비리로 몸살을 앓았던 만큼 AI 인사를 통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동시에 인사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채용·인사를 뛰어넘어 조직 체질 개선 등에도 AI 기술이 적용되는 등 은행권의 디지털 혁신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번 정기 인사에 AI 알고리즘 기반 인사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인사관리 업무 전반에 지능형 자동화 업무를 확대할 수 있도록 ‘신(新) 인사관리(HR)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점의 업무량, 직원 정보 등 인사데이터를 활용해 직무 전문성 중심의 운용과 유연한 직무 시프트가 가능한 환경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직원과 조직의 기본정보 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발령, 근태, 상벌, 휴직·복·퇴직 등 인사운용 기능을 제공하는 동시에 직원 상시코칭 및 피드백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법인·지점 직원들을 위한 HR 기능도 강화한다. 국가별 현지직원들의 인사 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법인·지점의 인력현황 등 다양한 리포트 화면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은 보상관리·복리후생 플랫폼도 구축키로 했다. 신한은행 철학에 적합한 다양한 제도, 직무, 성과에 맞는 보상체계를 적용하고 정부 정책 및 법률 리스크 다변화에 따른 노무·세금·회계법률 등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IBK기업은행 역시 내년 인사에 AI를 활용하기 위해 실시간 교통상황이 반영된 통근 데이터 수집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외부업체와 협조를 통해 직원의 출퇴근상황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앞으로 인사에 반영하겠다는 전략이다.

외부 지도플랫폼을 활용해 데이터 산출을 하는 것으로 자차를 이용하는 직원의 경우 거리, 시간 유류비, 톨게이트비 등을 고려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에는 시간, 교통비, 환승 여부, 교통수단 등을 반영한다.

은행권에서 AI인사를 처음으로 도입한 KB국민은행의 경우 내년 1월 전국 900여명의 지점장 인사에도 AI시스템을 활용할 예정이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하반기 인사에서 AI 알고리즘 기반 인사 시스템을 활용해 1100여명의 영업점 직원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직원의 업무경력과 근무시간, 출퇴근 거리, 자격증 등을 고려해 최적의 근무지를 선정하고 인사 기준을 자동으로 검증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AI 기술을 활용해 인사에 나서는 이유는 데이터 축적을 통해 수천명이 넘는 직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한편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인사업무 부담이 대폭 줄어드는데다 학연, 지연 등의 논란이 줄면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점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출퇴근거리 및 직원의 업무 경력 등을 바탕으로 AI인사가 이뤄지다보니 인수인계 등에 차질이 생길 일이 없고 직원들의 불만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AI인사 시스템이 완벽하게 자리 잡는다면 투명성과 공정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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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