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일부 신용대출 전면중단 해제…우대금리·한도 유지
대출금리 상승에 신용대출 증가액 주춤할 듯…"총량관리 지속"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은행권의 가계대출 취급제한 조치들이 일부 완화되기 시작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23일부터 서민금융 상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가계 신용대출의 신규 접수를 중단했던 조치를 오는 4일부터 해제하기로 했다.
앞서 신한은행은 작년 12월15일부터 직장인 대상 비대면 대출 상품인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을 중단한 바 있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막았던 대출 문을 다시 연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14일부터 1억원이 넘는 모든 가계대출을 원칙적으로 중단한데 이어 22일부터 2000만원이 넘는 모든 신규 가계 신용대출을 막았는데 올 1월부터 이를 다시 재개하기로 한 것이다.
또한 다른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는 ‘타행 대환 주택담보대출’도 다시 취급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는 직장인 고신용자 대상 신규 마이너스통장 직장인대출을 이달부터 다시 판매하기로 했고, 우리은행 역시 대면 신용대출 주력상품인 ‘우리 원(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이달 중 재개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연말까지 영업점 가계대출 우대금리를 낮춰 적용하던 것을 이달 4일부터 다시 원래 우대금리 수준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의 최대 우대금리가 현재 1.0%에서 1.4%로 0.4%포인트 올라간다. 신용대출도 최대 우대금리가 현재 0~0.25%에서 0.8~.1.2%로 높아진다.
은행들이 중단했던 일부 신용대출 판매를 재개하지만 가계대출 총량 관리는 지속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신용대출 증가액을 월 2조원대로 맞춰야 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은행권의 월간 신용대출을 2조원대로 억제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은행들을 압박해오고 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2월23일 출입기자단과 온라인으로 마련한 송년 간담회에서 “은행권의 가계 신용대출 총량 관리를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며 “DSR을 금융회사 단위에서 개인 차주 단위로 확대하는 구체안이 나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소득자의 대출 한도를 축소한 은행도 있다. 하나은행은 이달 6일부터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 한도를 줄인다.
대상은 의사·한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닥터클럽대출', 변호사를 대상으로 하는 '로이어클럽대출' 등 전문직 대상 총 5개다.
직군별로 최대 1억5000만원이었던 기본 한도가 최대 5000만원으로 줄어든다. 합격자에 대한 대출 한도도 최대 5000만원 이내로 조정된다. 또한 기존에는 개업 예정인 의사에게도 대출을 내줬지만 앞으로는 개업한 의사에게만 대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전문직 대상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 역시 기존보다 5000만~1억원 가량 줄어든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방식도 변경한다. 기존에는 매출액을 기반으로 대출 한도를 산정했지만 앞으로 가계대출은 연소득 기반으로만 한도를 산정하기로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판매를 재개하더라도 시장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 증가 등으로 인해 신용대출 증가액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새해에도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신경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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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