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경영 전념토록 선처해야" 靑 국민청원 등장…1만9천명 동의

지난 1일 익명으로 게시글 올라와
"충분한 반성과 사과, 선처 베풀어 줘야"
"조세, 양질 일자리를 제공하는 애국자"

이달 중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최종 선고를 앞두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선처를 베풀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1일 '이 부회장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유의 몸을 만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작성됐다.

자신을 '젊은 세대들을 가르치는 교육자 중 한 사람'이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이 부회장은 지난 몇 년간 수사와 재판을 받았고, 이미 옥고까지 치렀다. 충분히 반성하고 사과했다"며 청원을 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살아있는 권력의 부탁을 어찌 기업이 거절할 수 있단 말이냐"고 반문한 뒤 "자발적이 아니라 권력의 요청에 응했을 뿐으로 수동적인 면이 강하다. 어떤 기업인이라도 그 상황에서 거절할 수 없었을 것이기에 이해되는 부분이 많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기업인으로서 이 부회장의 역할과 공로도 강조했다. 그는 "삼성이 대한민국의 국격 상승에 이바지한 공로가 매우 크다"며 "고(故) 이건희 회장과 이 부회장은 수출 역군으로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세의 많은 부분을 삼성이 기여하고 있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이 부회장은 직접 고용 직원 수십만 명에 간접 직원까지 하면 수백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애국자"라고도 강조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초기 상황을 언급하며 "마스크 원재료가 부족할 때 신속하게 수입할 수 있도록 삼성이 많은 역할을 했고, 마스크 제조사들이 신속히 많은 수량의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게 생산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국가 위기 때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도 했다.

청원인은 끝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얼마 전 재판에서 눈물로 애국심과 효도심에 호소하는 이 부회장을 보며 가슴이 찡했다"며 "이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선처를 베풀어주길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현재 이 청원에는 1만9000명 이상이 동의 의사를 표시했다. '사전 동의 100명' 기준을 넘어서 국민청원 게시판 관리자가 검토중인 단계다.

앞서 지난해 12월 30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심리로 열린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는 이 부회장에 대해 징역 9년이 구형됐다. 이 부회장은 당시 최후진술을 통해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존경하는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며 "삼성 임직원들이 우리 회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모든 국민들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기업인 이재용이 추구하는 꿈"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8일 선고공판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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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