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이기면 백악관으로…바이든·트럼프 사활 건 여긴 어디?

대선 결과 좌우할 스윙 스테이트

11월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는 과정부터 결과까지 모든 것을 전 세계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게 있다. 바로 후보들의 당락을 좌우할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다.

스윙 스테이트란 민주당과 공화당 두 주요 정당 후보들이 비슷한 수준의 지지를 받는 주를 말한다.


어떤 주가 스윙 스테이트로 분류되는지는 공식적으로 정해져 있거나 항상 일정하지는 않다. 주요 기관, 미디어 등에서는 이번 대선의 스윙 스테이트로 애리조나, 플로리다,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6~7개 주를 거론한다.

이 같은 스윙 스테이트가 중요한 이유는 미국 대통령 선거 제도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유권자들이 직접 후보를 찍는 직접선거가 아니라, 대통령 선거인단을 먼저 뽑으면 이들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형식상 간접선거로 치러진다.

미국 50개 주의 각 선거인단 수는 주별 인구비례에 따라 정해진다. 인구가 적은 알래스카는 선거인단이 3명이고, 캘리포니아는 54명에 이른다. 선거인단 투표는 각 주에서 한 표라도 더 얻는 후보가 그 주의 모든 선거인단 수를 가져가는 승자독식제로 운영되며 총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수인 270명을 얻으면 대통령에 당선된다.


이러한 선거 방식으로 인해 유권자 표를 더 많이 얻더라도 선거인단 획득에서 밀려 패배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2016년 대선에서도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득표율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뒤처졌지만, 선거인단은 304명을 얻으면서 277명인 클린턴 후보를 앞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에도 콜로라도, 플로리다, 아이오와, 미시간, 네바다, 뉴햄프셔,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위스콘신 등이 스윙 스테이트로 분류됐으며, 이들 경합주 중에서 클린턴은 콜로라도, 네바다, 뉴햄프셔, 버지니아에서 총 32표의 선거인단 표를, 트럼프는 플로리다, 아이오와,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에서 114명의 선거인단 표를 획득했다.

2020년 대선에서도 조 바이든 후보가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의 주요 스윙 스테이트에서 근소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며 승리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처럼 선거인단이 대선 승패를 좌우하는 만큼 후보들은 지지가 확실한 주보다는 선거 때마다 지지 정당이 바뀌거나 경합하는 스윙 스테이트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번 대선에서도 다양한 사안들이 스윙 스테이트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애리조나는 멕시코와 370마일 이상의 국경을 마주하고 있어 이를 통한 이민 문제와 관련 정책이 유권자들에게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또 조지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투표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점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도 펜실베이니아가 스윙 스테이트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필라델피아를 중심으로 하는 펜실베이니아 주 동부 해안 쪽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지만 내륙의 러스트벨트(미국 제조업의 호황을 누렸으나 제조업 사양화 등으로 불황을 맞은 지역)는 트럼프 지지세가 강하다. 지난 대선에서는 바이든이 가까스로 이겼지만 현재는 트럼프 지지율이 좀 더 높게 나오는 상황에서 펜실베이니아 제철 노동자들 표심을 놓치게 되면 대선에 치명적인 결과를 낳게 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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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