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GDP 기여율 70%… 경제쏠림 심화

9년새 20%P 가까이 비중 확대
지방 청년 이탈 가속… 소비부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에 대한 수도권의 기여율이 70%를 넘는 등 경제력 집중화 현상이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정보기술(IT) 등 성장산업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비수도권은 자동차·조선·화학 등의 주력산업이 부진한 가운데 청년층마저 대도시로 떠나 성장잠재력이 떨어져서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 이슈 분석 ‘생산·소득·소비 측면에서 본 지역경제 현황’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는 생산과 소비에서 모두 심화됐다. 보고서는 전국 생산에서 수도권 비중이 50%를 처음으로 넘은 2015년을 기점으로 2001~2014년과 2015~2022년의 지역별 경제적 성과를 비교했다.

▲ 서울 시내 한 지하철역에서 직장인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생산을 살펴보면 수도권은 2015년 이후 성장률이 이전 기간과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한 반면 비수도권 다수 지역은 3%포인트 이상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전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수도권의 기여율은 51.6%에서 70.1%로 커졌다.


이 같은 격차는 주력 제조업의 성과가 갈랐다. 수도권은 반도체 등 첨단 전자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비수도권은 자동차, 화학제품 및 기계산업 등이 중국과의 경쟁 심화, 생산성 하락 등으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지역별 1인당 개인소득 격차는 축소된 반면 소비 수준은 더 벌어졌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았던 도 지역의 소득 증가율이 2015년 이후 대도시보다 덜 둔화하고, 코로나19 이후 각종 지원금을 비롯한 정부의 대규모 이전지출에 따른 재분배 수혜도 상대적으로 더 커지면서 대도시(광역시 이상)와의 소득 격차는 감소했다. 그러나 청년의 대도시 이동에 따른 인구 고령화 가속화, 소비 인프라 부족 등으로 도 지역의 평균 소비성향은 대도시보다 더 크게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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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