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과 기 싸움 벌이는 알리···‘택배 물량’ 경쟁 입찰 나선다

내달 말 계약 종료 앞두고
물류사에 제안 요청서 보내
알리 판가 인하 노력 하는듯
CJ·롯데·한진 3파전 가능성

▲ 사진 제공=알리익스프레스
중국 e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가 CJ대한통운(000120)과의 택배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경쟁 입찰을 받기로 했다. 비용 절감을 위한 선택인데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002320) 등이 알리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CJ대한통운과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자사 통관과 택배 물량에 대한 입찰 제안 요청서를 국내 주요 물류사들에게 전달했다. 알리는 해외 직구와 관련해 통관·택배를 모두 위탁 계약 중인데 기존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경쟁 입찰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알리의 기존 위탁 계약은 4월에 만료되는데 신규 계약 기간은 오는 5월부터 내년 5월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입찰을 따내면 약 1년 동안 알리의 해외 직구 택배를 국내에서 전담해 운송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알리의 이번 경쟁 입찰 제안은 기존 사업자인 CJ대한통운과 갈라서는 결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 만료를 앞두고 알리가 배송 안정성을 이어가기 위해 CJ대한통운과 수의 계약 방식으로 연장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는데 빗나간 예측이 됐다. 특히 최근 정부까지 나서서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 e커머스를 압박하는데 배송에서도 문제가 생기면 타격이 커 기존 파트너십을 해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았다.

알리가 굳이 경쟁 입찰에 나선 것은 비용 절감 차원으로 풀이된다. e커머스를 중심으로 국내 유통 업계에서 몸집을 키운 만큼 물동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커 파트너사와의 관계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알리는 국내에 11억달러를 투자하고 이중 2억달러를 들여서는 18만㎡의 물류창고도 짓겠다는 선언을 했다. 이 경우 국내 택배 물동량은 한층 더 급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택배사들은 입찰에서 승리하기 위해 치열할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알리 정도 되는 물량을 감당할 수 있는 택배사는 CJ대한통운 외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 정도이기 때문에 3사가 각축전을 벌일 수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안정적으로 파트너십을 이어온 CJ대한통운이 가장 유리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경쟁 입찰에서는 판가가 가장 중요한 만큼 예외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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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