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실시… 80% 이상 득표 주목
당선 시 스탈린 29년 집권 기록 깨
6선까지 하면 표트르 대제 반열에
투표는 17일까지 러시아 전역,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 2014년 무력 병합한 크림반도,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 4곳(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에서 실시된다. 러시아 인구 1억4400만명 가운데 만 18세 이상인 유권자 수는 1억1230만명이다. 재외국민 190만명도 투표할 수 있다.
극동 캄차카 사할린주의 유전 근무자, 쿠릴열도 국경수비대,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된 군인 등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사전투표로 참여했다. 개표 결과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차 투표로 넘어가지만 푸틴 대통령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고려하면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러시아 여론조사기관 브치옴이 지난 11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푸틴 대통령의 예상 득표율은 82%, 예상 투표율은 71%로 나타났다. 러시아 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를 포함한 나머지 후보 3명의 예상 득표율은 5% 안팎에 머물러 있다.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달 16일 옥중 사망한 상황에서 정치평론가 보리스 나데즈딘을 포함한 반정부 인사들은 후보 등록마저 불허됐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대선에서 53.44% 득표로 처음 당선된 이후 3차례의 대선에서 60~70%대의 높은 득표율을 유지했다. 특히 직전 2018년 대선에선 77.5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에 80%를 넘긴다면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지지를 확인하게 되는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 당선되면 집권 기간을 2030년까지 6년 더 연장하게 된다. 헌법상 연임할 수 없어 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명목상 대통령으로 세우고 본인은 ‘섭정 총리’로 실권을 잡았던 2008~2012년을 포함하면 총 임기는 30년이 된다. 이 경우 옛 소련 시절 이오시프 스탈린 공산당 서기의 29년 집권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개헌에 따라 2030년 6선에도 도전할 수 있다. 지지율과 건강 상태만 어느 정도 유지하면 만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임기 연장이 가능한 것이다. 이 경우 18세기 예카테리나 2세의 재위 기간(34년)을 넘어서며, 러시아제국 초대 차르 표트르 대제(43년 재위)만이 푸틴보다 오래 러시아를 통치한 인물로 남게 된다.
푸틴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발표한 대국민 화상 연설에서 “우리의 단결과 단호함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이번 대선은 사상 처음으로 사흘간 치러지고 온라인 투표도 최초로 도입돼 높은 투표율이 예상된다.
다만 컴퓨터 스마트폰을 통해 유권자 신원을 확인하는 온라인 투표 방식을 놓고 향후 서방 세계에서 조작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사전투표의 경우 우크라이나 점령지 일부에서 선거관리원들이 투명한 투표함을 들고 가정집을 방문하거나 군인이 투표용지를 접지 않는 등 비밀을 보장하지 않아 논란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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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