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선 훔치다 온몸 탄 20대 영상 충격…경제난 아르헨 비극

▲ 고압선 훔치다 사망한 아르헨티나 20대 청년. 사진 온라인 캡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의 고향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 고압선을 훔치다 치명적인 화상을 입은 20대 청년이 이틀 뒤에 사망했다. 현재 아르헨티나는 극심한 고물가 불경기로 거리의 전화선이나 전기선 도난 사고가 빈번한 상황이다.

1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일 로사리오에서 발생한 고압선 도난 사고는 남다른 관심을 끌었다. 도둑이 범행 중 감전돼 신체 90%에 심한 화상을 입은 모습이 소셜미디어에서 동영상으로 퍼진 것이다.


도둑은 에세키엘 프란시스코 쿠라바라는 21세 청년으로, 공범인 형과 함께 땅 밑에 묻혀있는 고압선을 훔치려다 감전사고를 당했다.

이를 본 시민들은 쿠라바의 피부가 새까맣게 변하고 일부는 하얗게 화상을 입었으며, 입고 있던 옷도 너덜너덜하게 탄 채 비틀거리는 쇼크 상태였다고 전했다.

동영상을 촬영한 시민들은 쿠라바 때문에 동네 전체가 정전되었다고 비난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도둑질하다 자업자득"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쿠라바는 사고 이후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의료진은 온몸의 90%에 화상을 입은 그가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하루 뒤인 12일 의료진은 "몸속 장기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했다. 폐에도 염증이 생겨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어 상황이 위급하다"고 브리핑했고, 그는 결국 이틀 만에 사망했다.

쿠라바는 노숙인 생활을 해왔으며, 절도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전화선·전기선을 훔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감전으로 인한 화상 환자도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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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