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협의회 D-4…태영그룹 '건설' 버리나 전망도
대통령실 "약속 이행없인 워크아웃 없다" 강하게 질타
한덕수 총리 "경영자, 자기 뼈 깎는 고통스런 일 해야"
당국 주말 최후통첩 시한 제시에도…입닫은 태영그룹
금융당국·채권단에 이어 대통령실·국무총리까지 나서 “자구 계획을 이행하라”고 압박하면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한 태영그룹을 강하게 압박했다. 벼랑 끝에 몰렸지만 태영그룹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7일 대통령실은 “(자구 계획) 약속 이행 없인 워크아웃도 없다”며 태영그룹을 압박했다. 태영 측이 지난 3일 자구 계획을 내놓은 지 나흘 만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한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경영자가 자기의 뼈를 깎는 고통스러운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태영 측 자구 계획에 대해 “‘남의 뼈’를 깎는 방안”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1549억원 중 890억원을 태영건설의 직접 채무가 아니라 지주사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 채무를 갚는 데 사용했다가 시장의 신뢰를 잃으면서 워크아웃이 무산될 지경까지 몰리고 있다. 채권단은 “(태영 측이) 오너 일가의 경영권 유지를 목적으로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 채무 변제에 사용한 자금을 태영건설 지원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금융당국이 사실상 이번 주말을 ‘최후통첩’ 시한으로 제시했음에도 태영은 빗장을 걸어잠근 채 무대응이다. 현재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태영그룹에 기존 자구안의 즉각적인 이행과 대주주의 추가적인 사재 출연이다. 지난 5일 모여 긴급회의를 연 산업은행과 5대 은행 등 주요 채권 은행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미이행분 890억원을 즉시 지원하고 나머지 3가지 자구 계획을 확약해 이사회 결의 등을 통해 즉각적으로 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나머지 3가지 자구 계획은 에코비트 매각과 매각대금 지원, 블루원 담보 제공과 매각, 평택싸이로(62.5%) 담보 제공 등이다.
대주주가 좀 더 책임 있는 조치를 내놔야 한다고도 했다.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은 태영인더스트리를 매각할 때 본인 지분 몫인 416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직접 지원하는 게 아니라 티와이홀딩스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우회로’를 택했다. 직접 지원하면 태영건설이 법정관리나 파산했을 때 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 ‘우회 꼼수’를 썼다는 해석이다. 채권단은 SBS 등 핵심 계열사만 가져가고 태영건설을 내치는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게 아니냐고 판단하고 있다.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짓는 채권자 협의회는 이달 11일 열린다. 산업은행은 5대 은행과 기업은행 등 채권 은행은 이달 8일 회의를 연다. 태영그룹 측의 공식적인 추가 자구안 제출이 없는 상황이라 8일 열리는 채권은행 회의에선 워크아웃 무산과 법정관리 돌입 등에 대한 대책 회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도 워크아웃 무산에 따른 법정 관리 시나리오 대비에 착수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놓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박성우 국토교통부 장관도 “태영건설이 법정 관리로 갔을 때를 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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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