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9조' 주담대 이자 전쟁 열린다…"은행 가지 말고 앱으로 환승하세요"

전세대출은 31일부터 비대면 갈아타기 가능

오는 9일부터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비대면 갈아타기가 가능해진다. 차주는 영업점 방문 없이 한 앱에서 다양한 주담대 상품을 비교한 뒤 일주일 내 대환대출을 할 수 있게 된다. 전세대출의 비대면 갈아타기는 오는 31일부터 개시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비대면 대환대출의 대상을 기존 신용대출에서 아파트 주담대까지 확대한다고 8일 밝혔다. 아파트 주담대는 오는 9일부터, 전세대출은 오는 31일부터 갈아타기가 가능해진다. 한 플랫폼사 앱에서 여러 주담대와 전세대출 상품을 비교하고 최종 선택하면 일주일 내 대환이 이뤄진다.


차주가 손쉽게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고 금융사간 금리 경쟁을 촉진시켜 주거 비용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5월31일부터 신용대출의 비대면 갈아타기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지난해말 기준 차주들이 평균 1.6%포인트(p) 낮은 금리의 대출로 이동했다. 특히 금융당국은 시장 규모 측면에서 신용대출(237조원)보다 주담대(839조원)와 전세대출(169조원)이 크기에 금리인하 효과도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했다.


비대면 주담대 갈아타기를 하기 위해선 우선 차주들은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에 가입해야 한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차주의 정보를 한 데 모아 볼 수 있게 하는데 이를 통해 차주가 보유한 주담대 현황과 향후 갈아탈 금융사의 여러 주담대 상품을 살펴볼 수 있어서다.


서비스 이용시간은 매 영업일 오전 9시~오후 8시며 대상 대출은 KB시세나 한국부동산원 시세로 조회가 가능한 아파트 담보대출이다. 대출이 실행된지 6개월 이상 지난 주택구입자금, 생활안전자금 모두 가능하다. 다만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 등 정책상품은 갈아타기 대상에서 제외된다. 전세대출의 경우 아파트뿐 아니라 다세대, 연립주택이어도 실행 후 3개월이 지났으면 대환대출을 할 수 있다. 다만 대출보증 기관별로 가입요건, 한도 등이 달라 대환시에도 동일한 보증기관을 이용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버팀목전세자금대출 등 정책상품은 대환대상이 아니다.

대출 규모가 10억원이 넘는 경우 비대면 대환대출을 이용할 수 없다. 금융위는 추후 필요시 대상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연체대출이나 법률 분쟁 상태의 대출도 대환이 불가하다. 대환대출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에 참여한 금융사 수에 따라 조회되고 갈아탈 수 있는 금융사의 수도 다르다. 주담대는 32개 금융사의 주담대 현황을 조회할 수 있고 18개사로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전세대출의 경우 21개 금융사의 기존 대출현황을 볼 수 있고 14개사의 신규 전세대출로 이동 가능하다.

가계부채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비대면 대환대출시 금액을 높이는 건 불가능하다. 기존 대출의 잔여 금액만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주담대의 경우 기존 대출의 약정만기 내 대환만 허용된다. 예컨대 기존 주담대를 30년 만기로 받았다면 만기를 40년, 50년으로 갈아탈 수는 없다는 뜻이다. 다만 전세대출의 경우 계약 갱신으로 보증금이 늘어나면 그 금액만큼 대환 금액도 높일 수 있다.

또 금융당국은 금융사별 연간 주담대 대환 취급한도를 정해 관리할 계획이다. 대출비교 플랫폼이 차주에게 최적의 상품을 추천하도록 알고리즘도 점검한다. 플랫폼 중개수수료가 차주의 대출금리에 전가되는 걸 막기 위해 중개수수료율의 비교 공시도 오는 하반기부터 실시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용대출보다 주담대의 규모가 더 커 직접적인 이자절감 효과와 금융사간 경쟁에 따른 금리인하 효과도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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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