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풀리자 살인마 된 ‘미키마우스’…디즈니 대응은?

공포영화·공포게임 등장

월트디즈니의 캐릭터 중 하나인 미키 마우스의 초기 버전 저작권이 만료되면서 이를 활용한 2차 창작물이 쏟아졌다. 저작권 만료만을 기다렸다는 듯 영화와 게임이 줄줄이 등장했는데 미키 마우스가 살인마가 되거나 미키 마우스를 박멸하는 내용이라 논란이 됐다. 디즈니는 즉각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1일(현지시간) 미키 마우스 캐릭터를 등장시킨 공포영화 '미키스 마우스 트랩'(Mickey's Mouse Trap) 예고편이 미국의 영화자료 사이트 IMDB에 공개됐다. 이날은 1928년 세상에 등장한 초대 미키 마우스의 저작권이 95년만에 '퍼블릭 도메인'으로 전환되는 날이었다. 이날부터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누구든 자유롭게 초대 미키 마우스를 사용할 수 있다.


저작권 만료 날짜를 맞춰 공개된 '미키스 마우스 트랩'은 미키 마우스가 21세 생일을 맞은 주인공과 그의 친구들을 상대로 게임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예고편에는 미키 마우스가 맨 처음 등장한 무성 애니메이션 '증기선 윌리'(1928년)의 몇몇 장면이 그대로 삽입됐으며 미키 마우스는 살인마 가면을 쓰고 있다.

저작권이 종료된 미키 마우스를 차용한 게임도 등장했다.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공개한 공포게임 '인페스테이션 88'이 그것이다. 이 게임은 쥐 떼로 돌변한 미키 마우스를 총기로 박멸하는 내용이다.

저작권이 종료된 미키 마우스는 초기의 흑백 미키 마우스에 국한된다. 빨간 반바지를 입고 흰 장갑을 낀 오늘날의 미키 마우스는 여전히 디즈니의 저작권 대상이다. 미키 마우스는 여전히 디즈니의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초대의 미키 마우스를 활용해 동심을 해치는 콘텐츠가 쏟아지자 디즈니는 즉각 반응했다. 디즈니는 지난달 29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미키 마우스 캐릭터의 무단 사용으로 인한 소비자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디즈니는 '증기선 윌리' 저작권 만료를 앞두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미키 마우스의 더 현대적인 버전들과 저작권이 남아 있는 다른 저작물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계속 보호할 것이며, 미키와 다른 상징적인 캐릭터들의 무단 사용으로 인한 소비자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는 최근 곰돌이 푸가 있다. 2022년 저작권이 만료되자마자 이를 곰돌이 푸를 등장시킨 공포영화와 공포게임이 쏟아졌다. 하지만 캐릭터를 비튼 불쾌감만 유발할 뿐 완성도가 조악해 논란이 됐다.

올해 미키마우스 외에도 희곡 '피터팬'을 포함한 다양한 예술 작품들의 저작권이 만료된다. 저작권이 만료되더라도 상표권은 무기한 갱신이 가능한 만큼 소송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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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