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고려대장경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日 소장 ‘불교 성전 총서 3종’ 등
고려대장장 목판 인쇄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기시다 “귀중한 유산, 노력할 것”

▲ 일본 조조지 소장 고려대장경 목판 인쇄물 ‘무량수경’ 일부 [문부과학성 홈페이지 캡처]
일본 정부가 도쿄 한 사찰에 있는 고려대장경 목판 인쇄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시키기 위해 적극 나선다. 이달까지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2025년 봄 유네스코 집행위원회에서 등재를 목표로 한다.


28일 일본 문부과학성은 홈페이지를 통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후보로 도쿄 사찰 조조지(增上寺)가 소장한 ‘불교 성전 총서 3종’과 ‘히로시마 원폭의 시각자료-1945년 사진과 영상’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21년에도 조조지 ‘불교 성전 총서 3종’에 대해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했지만 등재되지 않았다. 요미우리신문은 재신청에 대해 불교 성전 총서의 고화질 이미지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등 디지털 기록으로서는 의의를 강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조지 ‘불교 성전 총서 3종’은 중국 남송 시대(12세기)와 원나라 시대(13세기), 한국 고려 시대(13세기) 때 대장경 목판으로 찍은 불교 인쇄물이다.

17세기 초 에도 막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일본 전국에서 수집해 조조지에 기증한 것으로, 중국과 고려 인쇄물을 합치면 약 1만2000점에 이른다. 남송시대 대장경 인쇄물은 5342첩, 원나라 시대 대장경은 5228첩, 고려대장경은 1357책이다.

문부과학성은 “많은 대장경이 왕조 변천과 전란으로 흩어져 없어진 가운데 15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3개 대장경이 거의 완전한 상태로 있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다”고 등재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이날 이들 유산 등록과 관련해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등록에 적합한 귀중한 유산들이다. 등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계기록유산은 유네스코가 귀중한 기록물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 가치 있는 기록유산을 선정하는 사업으로 다른 나라에서 기원한 기록물에 대해 등재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심사는 2년에 한 번 이루어지며, 나라별 2건 이내로 신청할 수 있다. 현재까지 국제등록 494건, 지역등록 65건이 등재돼 있다.

그러나 한국을 대표하는 유산 가운데 하나인 고려대장경 목판 인쇄물을 일본이 등재 신청하는 데 대해서 한국 불교계 등에서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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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