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한국에 동결된 8조원 들어왔다"…미국과 포로 교환

한국에 묶여있던 이란 자금이 스위스를 거쳐 카타르로 송금되면서 미국과 이란의 수감자 교환이 이뤄졌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에서 석방된 이란 포로 2명이 카타르 도하에 도착했고, 같은 시각 이란에서 풀려난 미국 포로 5명이 도하로 출발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은 이날 이란인 수감자 5명을 석방했는데 나머지 3명은 미국에 남거나 가족이 있는 제3국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60억달러(약 8조원)가 오늘 카타르로 송금됐다”며 “미국과 죄수 교환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카타르의 중재 아래 지난달 수감자 맞교환 대가로 한국 내 이란 동결 자금을 해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후 이란은 감옥에 있던 수감자들을 가택연금으로 전환했다. 지난달 10일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란이 부당하게 구금된 미국인 5명을 석방하고 가택연금으로 전환한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의 해외 자금은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이란의 비밀 핵개발 의혹을 제기하며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제재를 복원하면서 동결됐다. 그동안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있는 이란중앙은행 명의의 계좌에는 약 60억달러의 돈이 묶여 있었다.

이란은 한국에 묶여 있는 자금을 돌려받기 위해 한국 정부를 압박해 왔다. 2021년 1월에는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던 한국 선박 한국케미호를 95일간 억류하고 풀어줬는데 당시 원화 자금에 대한 불만이 주된 이유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송금에도 불구하고 이란 정부는 동결 자금에 대한 이자까지 한국에 청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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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