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서 3000년 전 성직자 유해 발굴…“강력한 지도자였을 것”

검은 흙 섞인 6겹의 잿가루 아래 매장된 ‘남성’
신분 알수 있는 도자기와 도장 등도 함께 발굴

▲ 일본·페루 연구진이 발굴한 3000년 전 안데스 지역 성직자 무덤에서 나온 부장품./AFP연합뉴스
남미 페루에서 3000년 전 안데스 지역 성직자의 것으로 보이는 유해가 발굴됐다.

페루 문화부는 2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북부 카하마르카 파코팜파 고고학 유적지에서, 기원전 1000년 경에 살았던 것으로 보이는 성직자의 유해를 찾았다”고 밝혔다고 페루 안디나·AFP통신 등이 27일 전했다.


일본·페루 공동발굴팀이 확인한 유해는 남성으로, 검은 흙이 섞인 6겹의 잿가루 아래에 매장돼 있었다. 주변에는 당시 엘리트 신분이었던 사람의 무덤에서 볼 수 있는 도자기와 도장을 비롯해, 뼈 주걱과 다른 제물 등이 함께 묻혀 있었다고 페루 안디나 통신이 보도했다. 무덤은 지름 3m, 깊이 1m의 원형이라고 AFP는 전했다.

팀 리더이자 이 지역에서 18년간 연구한 유지 세키는 “우리는 이 사람이 그 시대의 강력한 지도자였다고 보고 있다”며 “안데스 지역 종교시설을 통제하며 일련의 제사를 지낸 첫 성직자 중 한 명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페루 당국은 발굴된 지역명을 따 유해에 ‘파코팜파의 사제’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유해는 2009년과 2015년에 각각 발굴된 ‘파코팜파의 여인’과 ‘파코팜파의 뱀 재규어 사제’보다 5세기가량 앞선 것으로 보인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일본·페루 발굴팀은 앞서 지난해 9월 묻힌 지 30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되는 ‘푸투토스의 사제’ 유해를 찾아내기도 했다. 조개껍데기로 주로 만드는 푸투토스는 트럼펫 같은 소리를 낼 수 있는 도구로, 옛 종교의식에 쓰였다고 한다. 당시 유해 주변에서 푸투토스가 함께 발견됐다.

해발 2700m 넘는 분지 지형인 카하마르카는 과거 잉카 제국 때 많은 사람이 살았던 곳으로 알려졌다. 아타우알파 잉카 황제가 스페인 출신 정복자 프란시스코 피사로에게 붙잡혀 처형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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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