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후폭풍이 하루 늦게 채권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일(현지시간) 전일대비 10.9bp 급등하면서 4.187%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말 최고 4.25%까지 오르면서 투매현상이 벌어지던 수준까지 수익률이 오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9개월래 최고치다.
헤지펀드 매니저인 빌 애크먼은 미국 국채 가격이 크게 하락하자 "큰 손실을 감수하면서 미국채 30년물 비중을 줄였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2일 세수와 정부 지출 사이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이번 분기에 새로운 장기 부채 발행을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10년 및 30년 국채 수익률은 그 이후로 급등하고 있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인 수바드라 라자파는 "투자자들이 오늘 만기가 더 긴 채권을 매도하는 것은 재무부의 발행 증가와 피치의 미국 부채 등급 하향에 의해 이번주 초부터 시작된 움직임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미 정부의 차입비용 상승과 기업들의 실적장세가 후반으로 갈수록 약화되면서 주식시장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S&P 500 지수는 이날 오전 0.3% 하락했고, 나스닥도 0.2% 가량 하락하고 있다.
채권 수익률 급등은 장기채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여파로 단기채는 아이러니하게 안전자산으로 평가받아 수익률이 내리거나 오르더라도 소폭에 그치고 있다. 이날도 2년물의 금리는 0.8bp 떨어지고 있다. 3년물은 1.5bp, 5년물은 4.5bp 오르는 상태다.
하지만 장기물인 10년물 이상은 급등세(가격하락)를 보이고 있다. 10년물 금리는 하루만에 10bp 이상 올랐고, 20년물은 12.1bp, 30년물은 13.3bp 급등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미국 채권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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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