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무장 반란을 일으킨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만났다고 크렘린궁이 10일 밝혔다.

이는 프리고진이 처벌 취소와 벨라루스 망명을 조건으로 반란을 중단한 지 닷새 만으로, 반란 사태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평가와 바그너 그룹 지휘관들의 해명이 이뤄진 자리로 전해졌다.

외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바그너 그룹 지휘관을 포함해 35명을 크렘린궁으로 초청해 3시간 동안 면담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당시 면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당시 사건에 대한 그의 평가를 밝혔고, 같은 사건에 대한 바그너 지휘관들의 설명도 청취했다"고 말했다.

또한 "바그너 지휘관들이 푸틴 대통령에게 그들은 대통령의 지지자들이고 병사들은 여전히 대통령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며 "푸틴 대통령은 이들의 해명을 듣고 향후 전투 투입 옵션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23~24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잘못 이끌고 있는 러시아 국방부와 군 수뇌부가 자신들을 공격했다면서 무장 반란을 일으켜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주의 군 시설을 장악했다.

바그너 그룹은 이후 하루 만에 1000㎞ 가까운 거리를 달려 모스크바로 접근했으나 프리고진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협상을 통해 처벌 취소와 벨라루스행을 조건으로 반란을 중단했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26일 사태 후 처음으로 낸 입장에서 "러시아 정부 전복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정의의 행진'의 목표는 특별군사작전 중 실책을 저지른 이들의 책임을 묻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벨라루스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달 6일 루카셴코 대통령은 프리고진이 상트페테르부르크나 모스크바 등 러시아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튀르키예 방문 일정이 정해졌는지에 대한 질문에 "아니다.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이는 이날 오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내달 푸틴 대통령이 튀르키예를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데 대한 설명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현재 두 정상의 예정된 대화는 없다면서 오는 17일 만료 예정인 흑해곡물협정과 관련해 논의가 필요하다면 대화 일정이 잡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포로 교환으로 풀려난 뒤 튀르키예에 머물기로 한 우크라이나 아조우 대대 지휘관들이 우크라이나로 귀환한 데 대해서는 협정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이 문제에 대해 튀르키예 당국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튀르키예 방문 이후 아조우 대대 지휘관들의 우크라이나 귀환 사실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