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는 무더위… 노동 환경 ‘180도’

야외 근로자 건강 관리 ‘적신호’
제조업, 보양식·포도당 등 제공
철강업선 혹서기 휴식시간 부여

올여름 긴 불볕더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제조업 현장에서 ‘여름나기 작전’ 준비가 한창이다. 대기업들은 뙤약볕에서 작업복, 작업화,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한 채 야외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더위를 식혀주는 것뿐 아니라 건강 관리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이달 중순부터 바깥 온도가 28.5도가 넘으면 점심시간을 기존 1시간에서 1시간 30분으로, 32.5도 이상이면 2시간으로 연장 운영하고 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다음 달부터 현장직 건강 관리를 위해 삼계탕, 돈수육 등 보양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조선소 곳곳에 제빙기 146대, 냉온 정수기 457대를 설치했다. 근로자들에게 ‘에어 쿨링 재킷’을 지급하고, 대형 냉방장비인 스폿 쿨러를 가동 중이다.

같은 거제에 사업장을 둔 한화오션 식단은 더 화려하다. 갈비탕, 장어탕, 닭백숙 등을 제공하고, 과일과 얼음 생수도 수시로 준다. 매점에서 빙과와 음료를 사 먹을 수 있도록 쿠폰도 나눠준다.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도 혹서기(7월 10~8월 31일)에는 온도와 관계없이 생산부서 점심시간을 30분 연장한다. 옥외 작업장에 휴게소를 마련하고 선박 상부에 차광막을 설치할 예정이다.

조선소는 초대형 크레인 등 중장비들이 설치돼 있어 더위를 피할 곳이 마땅치 않다. 한낮 기온이 35도까지 오르면 체감온도는 40도에 육박하기 때문에 조선사들은 작업자 온열질환 예방에 더 신경쓰고 있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근로자들을 위해 식염포도당(식염정)도 나눠주는 것도 여름철 필수 건강관리 비책 중 하나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식염정을 얼음물, 영양제 등과 함께 먹으면 탈수를 막고 업무 효율이 올라간다”고 전했다.

철강업계도 더위와의 싸움에 돌입했다. 포스코는 지난 1일부터 현장 작업자가 피부로 느끼는 체감온도를 고려한 ‘폭염 및 고열작업 관리 프로세스’를 운영 중이다. 또 ‘안전버스’를 오는 8월까지 운영한다. 열기가 집중된 장소나 상시 고열노출 장소, 제한적인 환기 장소 등에 안전버스가 직접 찾아가 생수와 영양제 등을 제공한다.


근로자 건강을 점검하고 상담도 한다. 회사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의 여름철 폭염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보다 강화해 휴식시간을 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제철은 이달부터 오는 8월까지를 혹서기 관리 기간으로 지정해 작업자 건강상태를 확인한 뒤 작업에 투입한다.

한여름 더위를 피해 통으로 일주일간 공장 가동을 멈추는 곳도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개인 연차 외 별도로 제공되는 하계휴가의 경우 사무직은 연중 자율적으로 일정을 선택해 사용하도록 한다. 창원, 구미, 평택 등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는 기능직의 경우에는 통상 8월 첫째 주에 일주일간 휴무에 들어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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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